Page 6 - 고경 - 2017년 5월호 Vol.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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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습니다. 이때 문득 6년 전 첫 번째 순례를 떠났던 인도 휩쓸리게 되었습니다. 아쇼카는 99명의 형제들을 모두 죽이
의 8대성지 가운데 산치대탑이 떠오르며 젊은 아쇼카와 처녀 고 황제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도 통일에 나서서 인
‘데비’와의 사랑이야기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도 전역을 돌면서 수없는 전쟁을 치렀고 마지막으로 인도 통
석가모니 입멸 후 250여 년이 지나 마우리아 왕조의 3대 일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던 칼링가 왕국을 즉위 8년 만에 정
황제인 아쇼카 대왕이 아직 젊은 때였습니다. 황제의 세 번째 복하여 통일천하를 이루게 됩니다.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본래 왕위 계승자는 아니었습니다. 그 후 비문에 나타나는 아쇼카 대왕의 모습은 근본적으로
그는 세 번째 왕자로서 젊은 나이에 지금의 보팔 인근에 있 불교사상에 바탕을 둔 전륜성왕의 모습이었습니다. 한편 외
는 ‘비딧샤’ 지방의 태수로 부임해 갔습니다. 어느 날 지방으 진 시골에 버려진 ‘데비’는 남매를 혼자서 기르며 가난과 고통
로 사냥을 나갔다가 처녀 ‘데비’를 만나게 되어 사랑에 빠졌 속에 살게 되었고 아들과 딸은 어느덧 성년이 되어갔습니다.
습니다. 이들이 첫 아들을 얻고 둘째를 임신하였을 때 황제의 그러다가 데비가 병이 들어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아들에
붕어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쇼카는 급하게 왕궁으로 돌아와 게 자세한 설명을 하고 아버지인 아쇼카 대왕을 찾아가라고
아버지의 상을 치렀습니다. 상중에 황제 자리를 두고 왕자들 당부합니다.
사이에 후계의 권력투쟁이 일어나고 아쇼카도 이 권력투쟁에 그 길로 마힌다는 동생 상가미타와 둘이서 수도인 파트나
로 멀고 먼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고생고생을 하면서 파트
나로 가며 “어떻게 해야 아쇼카 대왕을 만나 어머니의 정표를
잘 전해서 우리 남매가 황제의 아들과 딸로 인정받을 수 있을
까?” 하고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서울에 와서 이리저리 알아
보니 아쇼카 대왕이 궁전의 정원을 아끼고 코끼리 나무 형태
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길로 마힌다는 기술
을 배워 몇 년 후 궁전 정원사로 취직을 했고 코끼리 모양 등
정성스레 수목을 관리하였습니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둘러
보면서 아쇼카 대왕이 직접 정원사를 보고 싶다고 하였고 마
침내 소원을 이룬 마힌다는 대왕 앞에서 공손히 인사를 올리
보리수 사원에서의 천도재 게 되었습니다. 대왕의 칭찬의 말끝에 마힌다가 조심스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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