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고경 - 2017년 5월호 Vol.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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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 직각으로 우뚝 솟은 바위 요새이며 성벽의 길이는 정
면 900m, 측면 1500m에 이른다고 합니다. 밑에서 산꼭대기
까지 올렸다는 신기한 대나무 시설들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오후에는 거대한 삼존불이 모셔진 갈비하라, 포트
굴비하라, 세계문화유산인 담불라 5개 석굴군을 참배하고 돌
아오니 몸은 녹초가 되었습니다.
3월 25일 나흘째에는 아침 출발시간이 한 시간 늦어져 여
유를 갖고 최초로 패엽경이 만들어진 알루비하라 대광명사로
가서 가사불사 및 만발공양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난다 주지스님이 철필 끝으로 손수 패엽경에 글자를 새기
고 먹물을 묻혀 닦아내는 시연을 해 보여주었습니다. 알루비
하라 사원이 유명한 것은 역사가 깊기 때문입니다. 알루비하 알루비하라 대광명사 주지 난다 스님과 함께 순례단
라 사원은 원래 이름이 알루레나(ALU-LENA) 혹은 알로카레
나(ALOKA-LENA)였는데 그 의미는 ‘찬란히 빛나는 석굴’이란 기술되는 불경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서, 먼저 부처님이
뜻으로 초기엔 동굴 사원만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 직접 설하신 말씀을 경 (經, 니까야), 계율(戒律, 비니야), 앞의 경
재 알루비하라에는 붓다고사 스님이 머물렀던 석굴과 몇 개 과 율에 관한 주석서 (아비담마)로서, 이 셋을 합쳐서 삼장(트리
의 탑과 그리고 편히 쉬고 계시는 와불이 모셔진 두 곳의 석 피카타)이라고 했습니다. 이때 알루비하라의 간경 작업 이전까
굴 사원이 남아 있습니다. 지는 이 빨리 삼장이 단 한 번도 문헌화 된 적이 없습니다. 그
BC 92년 혹은 80년 사이 즈음에 쿤타가타팃사 장로를 수 전까지는 그저 스승에서 제자로 외워서 이어지는 짧은 구절
장으로 500여 명의 장로급 승려들이 알루비하라 사원에 모 과 운율을 더해 암송으로 전승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때
여 삼장(三藏)을 결집하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보 알루비하라 사원에서의 문헌화 작업은 불교사 최초로 경전의
다 정확한 기술을 위해 인도의 저명한 불교학자 붓다고사를 성문화 작업이었습니다. 당시 알루비하라 사원 인근에는 100
초빙하여 본격적인 간경 작업이 진행되었고 이러한 패엽경에 여 개의 석굴이 있었다고는 하나 현재는 13개의 동굴만이 존
새기는 작업은 초고의 완성에만도 11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든 작업으로 만들어진 빨리어 삼
● 고경 2017. 05.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