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17년 5월호 Vol.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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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의 정표들을 대왕 앞에 내놓으며 지난날의 어머니의 부                                       법 생활이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음모와 모함이 난무하는

         탁을 대왕에게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아쇼카 대왕은 거의                                       궁중 정치에 희망을 갖지 말고, 부처님 법으로 세상을 밝혀 주
         20여년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가 ‘비딧샤의 아름다운 처녀                                     었으면 한다. 권력의 길을 버리고 수행자의 길을 걸어서 이 아
         데비’를 떠올리며 마힌다를 끌어안고 통곡을 합니다. 그리고                                      버지의 불교세계화에 힘을 보태주었으면 한다. 이것이 너희 어
         아쇼카 대왕은 마힌다, 상가미타와 함께 비딧샤로 내려가서                                       머니가 너희를 위해 진정으로 바라는 길이라고 나는 믿는다.”
         초라한 데비의 무덤에 못 다한 사랑에 대한 보상을 초기 산치                                       아쇼카 대왕의 간곡한 당부의 말을 듣고서 두 남매는 불법

         대탑을 세움으로써 뒤늦게나마 하게 되었습니다.                                             (佛法) 전도를 다짐하였고, 그 후 대왕에게 약속한 대로 마힌
           아쇼카 대왕은 파트나의 왕궁으로 돌아와 남매에게 간절                                       다와 상가미타는 스리랑카에 최초로 불법을 전하게 됩니다.
         한 부탁을 하게 됩니다.                                                           마힌다 왕자는 비구가 되어 불법을 부지런히 닦아 삼장법

           “처음 마힌다의 얘기를 들으면서 오랫동안 고생을 하면서 덤                                    사가 되고 상가미타도 비구니가 되어 부지런히 수행하였습니
         벙대지 않고 침착하게 인내하면서 오늘의 기회를 만든 너의                                       다. 마힌다는 다른 삼장법사 7명과 함께 미힌탈레 언덕에 도
         깊은 생각은 너무도 현명한 태도로써 나도 놀라고 감동하였다.                                     착하여 왕을 교화하고 BC 3세기에 스리랑카 최초의 사원인
           이제 너희 둘은 성년이 되었지만 시골에서 자라 왕궁의 예                                     이수루무니아 사원이 건립되고, 딸 상가미타는 보드가야의
                                                                               성스러운 보리수 묘목을 가져왔고 데바남피야티사 왕이 스리

                                                                               랑카 보리수 사원을 조성하였습니다. 마힌다 왕자와 상가미
                                                                               타 공주의 발심으로 스리랑카에 상좌부 불교가 전래되어서
                                                                               세계 상좌부 불교의 중심이 되는 초석을 쌓았습니다. 아쇼카

                                                                               대왕의 ‘데비의 남매에 대한 운명의 선택’은 불교사에 있어서
                                                                               경탄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3월 24일 셋째 날 아침 7시에 기다리던 세계문화유산 시기
                                                                               리야로 출발하였는데 대중들도 들뜬 듯 기대하는 눈치가 역
                                                                               력했습니다. 시기리야는 세계 10대 혹은 8대 불가사의에 단

                                                                               골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사자의 언덕’ 혹은 ‘사자의 목구멍’
         마힌다 스님이 스리랑카 왕에게 불교를 설하고 있는 모습. 이수루무니야 사원에 조성
         되어 있다.                                                                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글 한 가운데에 377m



         ● 고경                                           2017. 0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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