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17년 6월호 Vol.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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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추회요』, 그 숲을 걷다
94권부터 100권까지의 인증장에서 경·율·론을 비롯한 불전
의 말씀을 대거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고 있다.
『종경록』의 인증장(引證章) 『명추회요』는 『종경록』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주요 내용을
발췌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 책의 94권 (708페이지 이
후)부터는 대부분의 경론이 소개된다. 그리고 인용된 내용이
어려울 경우 연수 선사가 직접 붙인 해설이 같이 나오기도 한
글 : 박인석
다. 『명추회요』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연수 선사가 인증
장을 펼친 의도와 그것의 체계에 대한 『종경록』의 내용을 소
개해보고자 한다.
앞에서 비록 질문과 대답으로 의심을 풀었지만, 오히려
연수 선사의 『종경록』은 표종장(標宗章)·문답장(問答章)·인 믿기 어려울까 염려된다. 상근기는 보자마자 단박에 총
증장(引證章)의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이들 내용은 모두 선사 지 (總持)의 문에 들어가겠지만, 중근기와 하근기는 보더
의 치밀한 의도 아래 전개된다. 우선 언어와 문자에 의해 드 라도 여전히 여우같은 의심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지
러내고자 하는 핵심 [宗]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표종 금 믿음의 힘이 깊지 않아 조그마한 의심도 끊지 못하는
장으로, 이는 『종경록』 1권의 전반부에 해당한다. 여기서 연 사람들을 위해 거듭 대승의 경 120본, 여러 조사의 말씀
수 선사는 ‘마음’을 종지로 제시한다. 다음으로 이 마음에 대 120본, 현성 (賢聖)의 책 60본의 모두 300본의 미묘한 말
한 다양한 물음들에 일일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 씀(微言)으로 일불승(一佛乘)의 참된 가르침을 총괄한다.
되는데, 이것이 『종경록』 1권의 후반부에서 93권에 이르는 문
답장이다. 이 부분은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라는 말씀에 이는 인증장에서 인용한 내용들이 부처님의 경, 조사의 말
따라 제기된 여러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그리고 이를 증명할 씀, 그리고 여러 현성들의 말씀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과 이
수 있는 경론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분량상 『종경 들 모두가 ‘미묘한 말씀’이고 또한 ‘일불승을 드러내는 말씀’
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수 선사 자신 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권수대로 본다면 부처님이 설하
의 주장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종경록』 신 대승의 경은 『종경록』 94~96권에 나오고, 조사의 말씀은
● 고경 2017. 06. 44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