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고경 - 2018년 4월호 Vol. 60
P. 39

『종경록』의 두 가지 이익

                 언어와 생각의 길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게송을 남긴 다음 연
               수 선사는 다시 친절한 모습으로 『종경록』을 읽었을 때 생기는

               이익을 두 가지로 정리해주고 있다. 772쪽의 내용을 읽어보자.



                   【물음】 이 『종경록』은 미세한 부분까지 망라하여 이 (理)와
                   사(事)가 원만하고 뚜렷한데, 도를 흠모하는 이들에게 어

                   떤 이익이 있겠는가?
                   【답함】 제일의 (第一義)에서는 이익도 없고 공덕도 없지만

                   세속의 문에 나아가면 칭탄할 만한 것이 있는 듯하다. 총
                   괄하면 두 갈래가 있어 초학자를 도울 수 있다. 첫째는 아

                   직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바른 믿음을 성취하게 하니, 일
 중이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체를 거두어 일념으로 귀결시키고 바깥으로 치달려 구하

 진흙 소가 나오는 이 구절은 조선의 서산 대사의 임종게에  지 않게 한다. 둘째는 이미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관조
 도 똑같이 나온다. 대사는 입적에 앞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남  하는 힘을 성취하도록 도와 이치와 수행을 견고하게 하고

 겼는데, 마치 연수 선사의 게송에 답을 하는 듯하다.   빨리 보리를 증득하게 한다.



 1천 계책 1만 사량이   千計萬思量   질문에 나오는 이 (理)와 사(事)는 주로 이치와 현상으로 풀이
 화로 위의 한 점 눈발이로다.   紅爐一點雪  된다. 즉 이치에 대해서도 원만하게 드러내고 현상적인 측면도

 진흙 소가 물 위로 가니   泥牛水上行  뚜렷하게 보여주는 『종경록』을 읽으면 어떤 이익이 있게 되는
 대지와 허공이 찢어지도다.   大地虛空裂  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 중에 나오

               는 제일의 (第一義)란 궁극적인 진리의 세계를 가리킨다. 궁극적



 36            2018. 04.                                               37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