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18년 4월호 Vol.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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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에서 본다면, 이익을 추구하는 ‘나’라는 것이 사라지고 없  성취하여 수행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이익이다. 『종경록』은

 기 때문에 이익을 받거나 공덕을 세운다는 말도 성립하지 않지  대략 300여 가지의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 우리가 경험하는 이 세속의 차원에서 말한다면 『종경록』은   데, 대부분이 만법과 마음의 관계를 논하는 내용이다. 그러므

 두 가지 측면에서 초학자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로 마음이 만법의 근원임을 이해한 사람의 경우, 그 생각의 범
 두 가지 이익 중 첫째는 아직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바른   위를 자꾸 확대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믿음을 성취하게 하는 것이다. 불교는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  가령 마음이 부처라면, 법당에 모셔져 있는 불상에 대해서는
 는 종교가 아니다. 이치에 맞는 길을 걷다 보면 그것이 바른 길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아미타불을 염하는 것과 같은 염불은

 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고, 이해가 되면 믿음은 저절로 생기  왜 하는 것이며, 석가모니불이나 관세음보살 등의 불보살의 존
 게 된다. 그러므로 바른 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적으  재는 내 마음과 어떤 관계인가 하는 등등의 의문에 대해 이 책

 로 말하면 그것은 마치 복잡한 통신망들을 연결시키기 위해   은 그것을 풀어갈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300
 기지국이 필요하듯, 세상의 온갖 사태들이 일어났다 사라지기  여 가지 문제를 잘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외의 어떤 문제라 할

 를 반복하는 연결 지점에 바로 사람의 ‘마음’이 놓여 있다는 점  지라도 어느 정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 마음은 고립된 것이 아니라 이 세계의   여기서 연수 선사는 『종경록』을 읽는 이익을 두 가지로 자상

 다양한 것들과 입체적으로 얽혀 있는 연결망과 같다. 따라서   하게 설해주었지만, 바로 앞에서는 언어와 생각의 길이 끊어진
 마음의 상태가 환히 열리거나 어둡게 닫히는 정도에 따라 그것  선의 관문(關門)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어쩌면 진정으로 큰 이

 과 연결된 세계 역시 그만큼 현현하거나 은폐된다. 대승불교의   익은 앞서 말한 그 관문을 뚫고 나가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의 모든 불전에서 ‘마음’의 역할을 강조하듯, 『종경록』에서도   생각이 문득 든다.

 그 마음의 중요성을 누누이 설하고 있다. 그러므로 『종경록』
 혹은 이 책을 요약한 『명추회요』를 읽다 보면, 이 세계를 이해

 하는 데 있어 마음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
               박인석
 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된 만큼 믿어질 것은 분명하다.  —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영명연수 『종경록』의 일심사상 연구’로 박
               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 불교학술원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불교전서>를 우리말로
 둘째는 이미 믿음을 지닌 사람에 대해서는 관조하는 힘을   번역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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