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18년 5월호 Vol.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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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행위를 그러한 것으로서 대상으로 갖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  지만, 그것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이 상태 속에

 여 ‘거친’ 아만의 마지막 은신처는 제거되고 아만이 계속 작용  서 열병에 걸린 것처럼 혼침에 빠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
 하는 것이 억제되며 그리하여 수행자가 정서적인 거부감 없이   전한 사마타의 상태 속에 있는 것이다.”

 열반을 유일하게 적정한 것으로서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수행자에게는 반복적인 관찰과 훈련이   이와 같은 상태는 분별적 의식 활동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아니라 사태를 여실하게 보는 삼매의 확립과 수습을 통해서
 반면, 삼삼매해탈법은 비존재를 비존재로서 여실하게 보는   얻어진다. 그런 점에서 삼삼매는 언설로 표현할 수 있는 경계

 방식과 무위를 수습하는 방식에 의해 이해되어진 것이다. 여기  가 아니지만 다른 수행법보다 탁월하다는 언어적 표현이 가능
 서 ‘이해’라는 말은 의식의 분별 작용이 아니라 현전지를 의미  하다.

 한다. 무분별의 상태, 즉 완전한 사마타의 상태에 대한 슈미트  『유가사지론』 「보살품」에서 논의된 ‘무분별’은 초기불교에서
 하우젠의 다음 설명은 삼삼매해탈법의 ‘여실한 확립’과 ‘수습’  나타난 용어지만 대승불교 이후 그것은 해탈의 핵심적인 관건

 에도 적용될 수 있다.   으로 이해되었다. 이런 점에 유의한다면 선종의 발생과 전개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자는 먼저 자신의 심의 검사로서의 심리적 활동과 노
 력을 포기하고, 어떠한 행위도 여읜 따라서 무분별한 상태

 속에 자신의 마음을 세워야 한다. 그럼으로써 이전의 반성
 적 행위와 사유노력의 결여 및 그것을 넘어 동시에 모든 의
               명법 스님
 식적인 관념작용과 지각작용이 그것의 내용물과 함께 사라
               —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해인사 국일암에서 성원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운문
 진다. 왜냐하면 “이 상태 속에서 그의 마음은 존재하기를   사 승가대학을 마치고 10년간 강사로서 학인을 지도했다. 경전 연찬을 하는 틈틈이 제방에서 정
               진했으며, 서울대와 동국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과 대안연구공동체 등에서 미학, 명상, 불교를 강
 그친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실제 소멸한 것은 아니다. 그  의해오고 있다. 2016년 미르문화원을 열고 그곳에서 은유와마음연구소를 맡아 운영한다. 새로
               운 형식의 불교모임인 무빙템플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이 밖에도 (사)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의 마음은 어떤 대상도 갖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이사와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은유와 마음』, 『미술관에 간 붓다』,
               『선종과 송대사대부의 예술정신』 등이 있으며, 「무지한 스승으로서의 선사」, 「『선문염송』의 글쓰
 대상을 갖고 있다. 그의 마음은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이  기-정통과 민족적 정체성의 지향」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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