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18년 6월호 Vol.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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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수 없다는 걸   제정신이 돌아온 지금에 와

 그때 알았다.      돌이켜보면,
 번번이 끊어지던 저승과의 교신,  투덜대기도 하고 누굴 욕할 수 있다는 게

 엄밀히 말하면 구조요청이었다고 본다.   글도 쓰고 잔머리도 굴릴 수 있다는 게
 결국 가방 끈으로는 성공했는데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아내가 봤다.
              또한

 그렇게 절반의 죽음을 수십 날 반복했다.  그 소중한 기력으로
 프로작이 빛나던,    굳세게 버티거나

 프로작만 살아있던 오후였다.   그냥 꾹 참고 넘어가기도
              하는 것이다.

              적들은 여전히 살아 있고,
              고마운 제정신을 지키고 싶어서.



              “일상에서 보고 듣고 밥 먹고 하는 게

              그대로 진리”라던 마조(馬祖)여,
              당신이 옳았다.

              제정신이 곧 불성 (佛性)이었다.
              이걸 알자고, 참 멀리도 갔었다.



              —

              일류대 다니던 대학생들이 경남 양산에 있는 통도사 극락암으로 여름
              수련회를 갔다.

              = 옛날엔 고시공부를 하러 절에 많이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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