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고경 - 2018년 6월호 Vol.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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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나오는 말인데, 언제나 ‘석가의 제자들…’로 시작한다. 세간어로 번역                                            가 바로 서지 못했을 것이며,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깨알 같은 율장을 남겨

           하자면 ‘느그 아부지가 그래 가르치더노?’ 이런 욕을 듣는 것이다. 동네 창                                           줄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네 사람들은 계율의 숨은 공로
           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드는 욕인데,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라 할 수 있다. 요즘은 언론이 그 일을 맡은 것이다. ‘부처님오신날’ 즈음

           “비구들이 원숭이처럼 볼따구 미어지게 먹는다.”, “한번 눌러앉으면 갈 줄                                            에, 다시 ‘공주규약’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율을 뒤적
           모른다.”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도 있었고, “까까머리” “음녀”와 같은 상소리                                          여 보았다.

           를 듣기도 했다. 욕만 먹으면 그래도 다행이다. 신도들은 밥과 물자를 공급
           하지 않았으며, 신심을 접고 외도를 섬기는 쪽으로 가버렸다. 그러면 승가

           는 위기를 맞는다. 피나는 수행으로 얻었던 것들을 나쁜 평판 한 번에 잃
           을 수도 있는 것이다.

             교단의 운영자 부처님에게는 이를 막기 위한 방편이 필요했다. 말썽이
           날 때마다 지혜롭게 판단하여 골치 아픈 현안을 한 땀 한 땀 해결해 나가

           셨다. 얼마나 골머리를 앓았던지, 한번은 부처님께서 방에 들어가 두문불
           출하신 적도 있다. 시자에게 나를 찾지 말고 하루에 한 번씩 밥만 넣어달

           라고 하셨단다. 그 노고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계율이다. 계율은
           이른바 승가의 공주법 (共住法), 번역하자면 ‘함께 사는 법’이다. 1947년 봉

           암사 결사의 ‘공주규약(共住規約)’도 여기서 가져온 말이다. 성철 스님은 왜
           색에 찌들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불교를 바로잡고자, 청정한 수행을 내걸

           고 부처님의 율을 다시 꺼내 드셨다. 율을 세운 것과 함께, 참선하는 데 방
           해가 된다며 향로까지 치우셨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독하고 맵짠 가풍을

           몸으로 실천하고 전해주신 것이다.
             지난 5월 2일, 불교계의 비리를 파헤친 피디수첩이 방영되었다. 보는 내

           내 참담했다. 불자들 중에는 “야속하게도 하필이면 ‘부처님오신날’을 얼마
                                                                                                            이인혜
           앞두고 그걸 내보내느냐!”고 엠비씨에 항의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
                                                                                                            불교학을 전공하였고, 봉선사 월운 스님에게 경전을 배웠다. <선림고경총서> 편집위원
           다. 그러나 부처님 당시에도 비판해주는 동네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승가                                                           을 역임했고 『승만경』, 『금강경오가해설의』, 『송고백칙』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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