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18년 6월호 Vol.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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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재한 능력을 무심위(無心位)부터 시발(始發)하여 색심불이(色心不 이나 이해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부득이한 소행이다. 백천 제불이 무한 세
二) 법리(法理)의 실현으로 색자재 심자재 법자재의 능력을 발휘케 되나 이 월로도 개진 못함을 팔만장경이 하등 소용없지만은 이는 지위소아제 (只爲
것은 전연 부자유한 유심위 (有心位)에 비(比)한 것이요 진여위(眞如位)의 자 小兒啼) 즉 어린애 우름 달내기 위한 일시방편에 불과한 것이다. 누누 설명
재에서 보면 비 (比)도 못 되는 것이니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재는 오즉 진여 은 도로혀 심심묘리 (深深妙理)를 더럽히기만 하나 오즉 영원한 대자유 있
위에만 한(限)한다. 그럼으로 숙면중 명료불매(明了不昧)하는 무심위에서도 음을 명시함이니 이심전심의 직입 법로(法路)를 밟어 일체인이 다 대우주
일대전환을 하여 심야중(深夜中) 천일(千日)이 동시 병출(竝出)한 것갓흔 경 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천 리 원행 (遠行)도 최초 일보(一步)에 있는지라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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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개척되어야만 대자재인이라 할 수 있으며 대우주인이라 할 수 있는 사 당각(當刻) 에 완성 못 되였드라도 일보(一步)의 시작에서 구경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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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를 었게 되는 것이니 초열지인 (初劣之人) 도 전부 대우주인이라 호칭하여
여기에서 처음으로 우주의 실체인 진여를 파악케 되어 진여즉자기 (眞如 도 불가함이 없을 것이다.
卽自己) 자기즉진여를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 심경(心境)은 상적조(常寂照) 이리하여 석가의 광대 법리는 인간으로 하여금 이 현실을 떠나 극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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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정유리함보월(如淨瑠璃含寶月) 등으로 표현하나 이는 오즉 여인(如人) 로 가라 천당으로 가라 등의 저속한 언론이 안이요 상주불멸하는 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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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수(飮水)에 냉난(冷暖)을 자지(自知) 로 자증(自證) 자긍(自肯)할 뿐 외 을 진정히 파악하여 이를 무한히 활용하는 데 있는 것이다. 이 법리는 일
인 (外人)이 규지(窺知) 할 배 안이며 또한 필설(筆舌)로 형용할 바 안이다. 진 (一塵) 일토(一土)도 도피할 수 없는 바이니 일체가 전부 상주불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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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심경의 광대무변함은 시방허공도 해중일구(海中一漚) 격이다. 즉 광대 이 진여 대법리 외에 존재치 못하는 까닭이다. 그리하여 심오한 이 법리에
무변한 시방허공이 대각중(大覺中)에 발생함은 대해에 일구(一漚)가 발기 의하여 개개가 전부 자기 본유 능력을 발휘케 함이 석가의 본회 (本懷)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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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發起)하과 갓다 하였다. (空生大覺中 如海一漚發 – 『능엄경』) 이 대각이라 함 며 불교의 원칙이다. 그런고로 일체법이 개시 (皆是) 불법이라 고성(高聲) 제
은 활연대오한 심경을 지칭함이니 즉 진여 자체를 말함이다. 창하는 바이다.
이러한 신묘난사(神妙難思)한 경계를 필설로 개진함은 화호성구(畵虎成 일체법불생 일체법불멸의 대원리로써 일체의 본체를 명백히 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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狗) 도 못 될 것이니 당초부터 필설을 심장(深藏) 하는 것이 가(可)할 것 영원한 이 대우주 법리를 발휘하여 일체 함령 (含靈)이 다갓치 자유자재한
대우주인이 되기 바라는 것이 불교인의 대서원 (大誓願)이다.
8) 여정유리함보월(如淨瑠璃含寶月) : 깨끗한 유리 속에 달이 담겨 있는 것과 같음.
9) 여인 (如人)이 음수(飮水)에 냉난(冷暖)을 자지(自知) : 사람이 물을 마셔보아야 찬지 더운지를
아는 것처럼.
10) 규지 (窺知) : 엿보아 앎.
11) 해중일구(海中一漚) : 바닷속의 거품 하나. 14) 당각(當刻) : 바로 그 시각에. 즉각.
12) 화호성구(畵虎成狗) : 호랑이를 그리려 했으나 개가 됨. 15) 초열지인 (初劣之人) : 처음이라 서툰 사람.
13) 심장(深藏) : 깊이 감추어 둠. 16) 본회 (本懷) : 본래 품고 있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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