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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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려들어 버렸습니다. 수좌 스님들의 수행의 힘이 세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성철 큰스님께서는 법상法床에서 해인사 대중들에게 “종단에 분쟁이 생
기거든 옳은 편도 들지 말라.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하라고.”고 당부하셨습
니다. 그러나 혼란한 종단현실 앞에서, 편들고 싶은 옳은 편이 없다는 점
이 종도들을 더욱 상심케 하고 있습니다. 휴암 스님이 지금 계셨더라면 선
원수좌회가 이처럼 무기력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종단에 분
쟁이 생기면 대중의 뜻을 모아 항상 중심에 서서 해결해 온 조직이 선원수
좌회가 아니었습니까? 언제부터 팔 흔들고 있는 사람 옆에 서서, 같이 팔
흔드는 그런 조직으로 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좌회는 수좌회의 전통을
이어, 수좌회가 결정한 것을 종단정책으로 실천해 나가는 능력과 책임을
회복했으면 합니다. 전통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수좌회 회장 스
님 이하 모든 수좌 스님들이 옛날 선배들의 기백을 살릴 수 있도록 힘을 모
았으면 좋겠습니다. 선원수좌회가 진면목을 찾아 종도들에게 희망을 보여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1980년 신군부가 저지른 10.27 법난은 종단을 유린한,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스님들이 강제로 연행되어 말하기 힘든
고통을 당했습니다. 종단을 추스르기 위해 정화중흥회의가 그 해 11월5일
출범, 제6대 종회가 개원하기 하루 전인 1981년 1월18일까지 활동했습니
다. 정화중흥회의에는 수좌 스님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종단 역사상 전
무한 일로, 대부분은 봉암사에서 정진하던 스님들이었습니다. 상임위원장
탄성 스님을 비롯해 총무부장 고우 스님, 재무부장 휴암 스님, 사서실장 활
성·지환 스님, 중흥위원 적명·무여 스님 등이 집행부에 들어가 활동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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