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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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로 세상 읽기 10



                              혀로 말하지 말라



                                                           김군도 | 자유기고가





           송원 화상이 말하기를 “큰 역량이 있는 사람이 어째서 다리를 들고 일어나지 못하는고?” 또
           말하기를 “입을 여는 것이 혀에 있지 않느니라.” 하였다.

           松源和尙云: “大力量人, 因甚擡脚不起?” 又云: “開口不在舌頭上.” (『무문관』 제20칙)


             송원숭악(松源崇岳, 1132~1202) 화상은 밀암함걸(密庵鹹傑, 1118~1186) 선
           사의 법을 이었으며 항주 영은사에서 주석했다. 송원 화상은 선가에 유명

           한 삼전어三轉語를 남겨놓고 있다. ‘삼전어’란 ‘미혹한 마음을 확 바꿔 깨달
           음으로 이끄는 세 마디 말’이란  뜻이다. 먼저 삼전어로 대중들의 미혹한

           마음을 타파하도록 법문을 남긴 이는 조주종심(趙州從諗, 778~897) 선사다.
           조주 선사는 “쇠부처[금불金佛]는 용광로를 거치면 녹아버리고, 나무부처

           [목불木佛]는 불에 타 버리며, 진흙부처[니불泥佛]는 물에 녹아 풀어진다.”면
           서 “참된 부처[진불眞佛]는 마음속에 있다”고 갈파했다.




             삼전어三轉語


             송원 화상의 삼전어는 첫째, ‘대장부가 왜 다리를 들고 일어나지 못하

           는가?’이다. 둘째는 ‘입을 열어 말하는 것이 왜 혀에 있지 아니한가?’이며
           셋째는 ‘큰 선지식이 왜 발에 매인 붉은 실을 끊지 못하는가?’이다. 이 가

           운데 『무문관』 제20칙에서는 일전어와 이전어가 소개되고 있는 반면 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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