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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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3일 일엄 스님하고 출발해 남원에서 일선 스님을 만나 점심시간에
송광사에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에 주지 진화 스님을 만나 옛날 학인 시절
부터의 해인사 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좌 현묵
스님도 총림의 수좌로, 대중들을 잘 외호하는 등 변함없는 모습이어서 더
욱 믿음이 갔습니다. 일선 스님은 주지 스님, 수좌 현묵 스님, 선덕 범종
스님 등을 찾아뵙고 “지난 은사 스님 출상 때 먼 길을 오셔서 애도를 표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인사를 올리고, 수선사에 올라 선방 열중 스님
과 대중스님들에게도 인사를 올렸습니다.
보성 큰스님 때는 문상을 끝내고 사중을 돌아볼 생각을 못했는데, 이번
에는 정진 철이라 수선사 선방 공양을 끝내고 포교국장 각안 스님의 안내
로 송광사 여기저기를 둘러보았습니다. 송광사 입구에 있는 ‘승보종찰 송
광사 불일문’의 현판이 붙은 채 웅장하게 서있는 ‘조계산문’은 전에는 없던
것이었습니다. 불일폭포에 이르니 전에 없었던 성보박물관, 템플스테이
건물 등등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송광사로 들어가며 일선 스님이 “사숙님 저희 스님 부도 형태를 정하
려 여기저기 살펴보고 책들을 참고했는데, 송광사 광원암에 모셔져있는
진각국사 원조탑을 기본으로 삼을까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광원암으로 올라갔는데 마침 감원인 현봉 스님은 외출 중이었습니다. 산
중턱에 있는 진각국사 원조탑을 둘러보고 예를 드렸습니다. 큰 부도는 아
니고 가슴께 높이의 소규모인데도, 기단의 팔각연화대좌와 상륜부 등이
범상치 않았습니다.
참배를 마치고 안내를 한 포교국장 각안 스님께 고맙다며 “그래도 멀
리서 왔는데 현봉 스님이 안계시니 서운합니다. 스님께 전화 한번 해주십
시오.”라고 말하니, 각안 스님이 바로 전화를 걸어 저에게 바꿔주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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