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P. 8
출가송 비에서, 깨침을 성취한 기쁨의 귀환은 일원상에서 각각 충분히 느
낄 수 있을 것입니다. 웅장하지 않으나 가슴에 와 닿는 간결하고 담백한
좋은 작품을 완성해 준 강대철 작가님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바
입니다.
아시다시피 청년 이영주는 20세가 지난 후 비로소 불교에 관심을 가
졌고, 24세 후반 지리산 대원사 탑전에서 스스로 화두를 들고 용맹정진
해 40여일 만에 동정일여의 경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로 인해 참선 수행
에 크게 환희심을 일으켜 25세인 1936년 출가의 길을 떠나 해인사로 향
합니다. 해인사 백련암에 주석하던 조실 동산혜일 대종사의 상좌가 되어
성철性徹이라는 법명을 받고 출가시를 지으며 마침내 수행의 한 길로 매
진하게 됩니다. 다음은 성철 큰스님의 출가송입니다.
출가송
미천대업홍로설 彌天大業紅爐雪
과해웅기혁일로 跨海雄基赫日露
수인감사편시몽 誰人甘死片時夢
초연독보만고진 超然獨步萬古眞
하늘에 넘치는 큰 일 들은 붉은 화롯불에 한 점 눈송이요,
바다를 덮는 큰 기틀이라도 밝은 햇볕에 한 방울 이슬일세.
그 누구 잠깐의 꿈속 세상에 꿈을 꾸며 살다 죽어가랴.
만고의 진리를 향해 모든 것 다 버리고 초연히 나 홀로 걸어가
노라.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