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P. 7
합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지 스님과 산중불사에 관한 이런저런 이
야기를 하고 무비 큰스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원택 스님] “ 늦었지만,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이 떠나셔서 서운
함이 크시겠습니다.”
[무비 스님] “ 그러게 말이요. 멀리 있어도 의지가 되더니만 떠나
고 나니 뭔가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구먼. 참
조병활 박사는 잘 지내고 있는가? 2년이 못됐나,
그때 범어사에 와 『조론』을 번역한다고 말했는데,
번역이 다 끝나 가는가? 그리고 각 시대마다 제일
잘 쓴 『조론』 주석서 다섯 권을 함께 번역한다고 말
하기에, 『조론오가해肇論五家解』로 하라고 책이름도
지어줬는데 ….”
[원택 스님] “ 큰스님의 당부를 명심하고 나름대로 번역을 열심히
하는 듯한데, 학술지에 논문 발표한다고 몹시 바쁘
다고 합니다.
[무비 스님] “ 그러면 안 되지! 『조론오가해』를 빨리 하라고 전해
주소.”
조 박사에게 큰스님의 당부를 전했습니다. 무심히 듣는 것 같았는데,
며칠 전 『조론오가해 - 조론서·종본의·물불천론편』(1700매) 번역을 제
앞에 놓으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동산 문하의 두 분 스님께서 독촉하시니(?) 모른 척 할 수도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