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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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각 사찰 주지 스님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던 때, 한
            달이라는 시간이 다시 주

            어진 셈이니, 주지 스님들

            의 마음이 한결 누그러지
            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혼신의 힘을 기

            울여  준비했던  제등행렬

            도 취소되고 각 절마다 질
            병관리본부의 예방규칙을
            지켜야  되니,  부처님오신

            날에 적어도 50% 이상의

            신도님들이  사찰을  찾지
            않았습니다.  초파일날  신
                                     음식들이 차려진 상. 사진 = 『해인』 편집실 장혜경.
            도님들에게  특히  실망을

            안겨드린 일은 점심공양으로 밥을 드리지 못하고 떡을 비닐 팩에 싸드린

            것입니다. “사월 초파일에 불자든 아니든 나라의 백성들은 절집에 가서 비
            빔밥 한 그릇 잘 먹고 와야, 초파일 하루를 기쁘게 잘 보내는 것이다.”는
            우리 민족의 핏속에 흐르고 있는 통념이 깨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스님들

            은 허허롭고 민망하고, 신도님들은 색다른 풍경에 여간 실망하지 않은 듯

            한 모습이었습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준비한 만큼 융성하게 치러지지
            못하고 약간은 어수선한 채 지나 가버렸습니다.
              한편, 하안거·동안거 결제를 하면, 해인사의 비구 스님이 있는 암자가

            주최해 결제에 참여한 비구·비구니 스님들과 암자의 상주 대중, 산중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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