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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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불을 주존으로 봉안한 대웅전에 모셔진다. 석가
          모니불의  많은  존칭  가운데  하나인  대웅은  산스크리트어  마하비라
          Mahāvīra의 의역으로 『법화경』 「종지용출품從地踊出品」 및 『화엄경』 「세주묘

          엄품世主妙嚴品」등에 보인다. 즉 석가모니불이야말로 위대한 지혜의 힘으로

          일체의 마군을 항복받고 모든 장애를 극복한 분이라는 데서 붙여진 덕
          호德號이다. 그러므로 대웅전은 사바세계 중생의 으뜸가는 스승인 석가모
          니불을 모신 불당佛堂의 이름이라 하겠다. 따라서 영산회상도는 영산회상

          을 재현하고자 하는 또는 석가정토에 왕생하려 하는 강한 신앙심의 구체

          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불佛세계가 있지만 석가정토가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석가정토에 대한 개념은 『법화경』 「여래수량품」에 “차토此
          土는 안온하여 천인이 항상 충만하고 원림園林 속의 모든 집과 전각에는 가

          지가지 보배장엄이 있으며 보화가 많아 중생의 유락할 곳이며 제천은 천

          고를 울려 항상 기악을 짓고 만다라 꽃을 내리게 한다.”는 설명에 근원을
          두고 있다. 석가 세존이 영산 혹은 여타의 곳에 항상 머무르며 설법하고 있
          다는 경전의 가르침에 따라 그 설법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신심이 시각화

          되어 나타난 것이 영산회상도라 할 수 있다.

           『법화경』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에 ‘상재영취산常在靈鷲山[영취산에 상주하
          심]’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구원실성久遠實成의 부처님이 방편으로 입멸
          을 보이셨을 뿐이며[方便現涅槃而實不滅道], 영취산에 상주하시며 가르침을

          설명하고 계신다는 말이다. 따라서 영산회상은 곧 법法의 모임, 진리의 모

          임이므로 대웅전에 들어선 우리도 이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산회상
          법회에 동참한 대중의 일원一員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웅전 후불탱화인 영산회상도는 중앙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

          에 문수 보살과 보현 보살을 비롯한 팔대보살·십대제자·대범천·제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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