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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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팔부중·화불 등이 배치되는 것이 기본적인 구도라 할 수 있다. 조
             선 시대 불화에는 이와 같은 구도가 충실하게 지켜지고 있다. 이와 관련된
             도상으로 봉정사 대웅전 석가모니후불벽화(사진 1)가 있다. 현재 보존 상태

             가 좋지 않아 구체적인 존상을 모두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현존하는 우리

             나라 최고의 영산회상도이다. 그리고 영산회상을 표현한 현존하는 최고의
             고古불화로는 흥국사 대웅전 석가모니후불탱(사진 2)을 들 수 있겠다. 이와
             함께 해인사 대적광전 석가모니후불탱(사진 3) 역시 조선후기 영산회상도를

             대표하는 불화이다. 이 영상회상도는 조선조 3대 불모의 한 분으로 일컬어

             지는 의겸 불모가 조성한 것이다. 본존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상단의 좌
             우에 100위가 넘는 화불化佛을 서기 가득한 구름 위와 반원半圓 속에 그렸
             고 26보살과 30여 존자 등의 권속을 질서정연하고 짜임새 있게 배치한 것

             이 특색이다.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통도사 영산전 석가모니후불탱(사진 4)

             역시 장대한 본존과 질서정연한 권속의 표현은 기품이 있고 색감은 온화
             하면서도 힘을 느끼게 한다. 대흥사 석가모니후불 홍탱(사진 5)은 고려 때부
             터 유입된 탕카 미술과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주목된다.

               17세기 후반(1693년)에 조성된 여천 흥국사 영산회상도(사진 2)를 살펴보며

             영산회상도의 구체적인 도상 배치를 살펴보자.
               주존인 석가모니불은 수미단須彌壇 위의 연화좌連花座에 앉아 계신다.
             이는 수미산 꼭대기에 앉아 자비와 지혜의 광명을 발하고 있음을 상징하

             며 연화좌는 인간과 모든 생명에 불성佛性이 내재함을 상징한다. 불상은

             대개 결인結印으로 구별하는데, 결인은 산스크리트어 무드라Mudrā의 번
             역으로 인상印相·인계印契·수인手印이라고도 한다. 결인은 불보살의 깨달
             음 또는 서원을 손 모양을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영산회상도에

             서 석가모니불의 결인은 사진에서와 같이 주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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