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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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선할 때의 손 모양에서 오른손을 풀어 오른쪽 무릎에 얹고, 오른손 손
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습으로, 석가모니불이 수행을 방해하는 모든
마군의 유혹을 물리치고 성취한 정각正覺을 지신地神이 증명하였음을 상
징한다.
협시 보살로는 붓다의 반야지般若智를 상징하는 좌보처 문수 보살文殊菩
薩과 붓다의 광대한 자비행원을 상징하는 우보처 보현 보살普賢菩薩이 시
립해 있다. 묘길상妙吉祥이라고 번역하는 문수 보살에 대해 『대일경소大日
經疏』에는 “가장 뛰어난 공空의 지혜로 보리심을 청정하게 하고 반야의 칼
로 번뇌를 근원부터 자른다.”고 나온다.
보현 보살은 문수 보살과 함께 대승불교를 대표하는 보살로 『화엄경華嚴
經』에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열 가지의 광대한 서원을 세워 중생을 구제
한다. 문수 보살의 옆에 위치하는 대범천왕은 범천권청梵天勸請으로 우리
에게 잘 알려져 있다. 우주의 생성을 주관하며 제석천왕과 함께 불법佛
法을 수호하는 대표적인 천부의 주존이다. 또한 보현 보살의 우측에 위치
한 제석천왕은 강한 힘의 신들 중에 제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석가
모니불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범천과 함께 설법을 요청했다. 수미산 정상
의 도리천을 다스리며 불교에 귀의한 뒤 정법을 수호하고 부처와 그 제자
들을 옹호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천신이다.
그 위로는 석가모니불의 교화를 받으며 수행하다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기별을 받은[授記] 미륵 보살과 과거불인 제화갈라 보살이 그려져 있다. 다
소 생소한 제화갈라 보살은 석가모니불이 전생에 선혜善慧라는 이름으로
수행하고 몸과 마음을 바쳐 자비행을 닦을 때, 선혜 보살에게 붓다가 되리
라고 수기를 내린 연등불의 보살형이 곧 제화갈라 보살이다. 이 역시 과거·
현재·미래를 통해 설해지는 진리와 함께 시간을 달리하며 중생을 교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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