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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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리허설 중인 채상묵 명인. 사진 7. 채상묵 승무 춤사위.
밑에서 수십 명이 춤을 똑같이 배우지만 다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
지요. 결국은 자기의 특성들이 다 살아나기 때문에 춤이 변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예술이 다 그렇듯이.”
채상묵 선생은 작고 단단한 외형을 가졌다. 어찌 보면 무용수에게 있어
단신은 콤플렉스가 될 수 있다. 수십 년 전 아련한 기억 속엔 작은 키로 인
해 단역을 면치 못하는 경험도 있었다고 한다. 그럴수록 더 깊은 호흡과 완
전한 연습을 통해 내공을 쌓고 쌓는 데 노력했다고. 바로 그러한 노력이 있
었기에 오늘날 선생의 무대가 그토록 크게 보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거인
의 모습으로 펼쳐지는 것은 아닐까.
채상묵 선생은 어떤 삶을 꿈꾸고 있을까?
“세상에는 많은 아름다운 꽃들이 많지만 제가 가장 애정을 갖는 것
은 대나무입니다. 어렸을 때 고모 댁 대청마루 뒤가 전부 산인데
그게 대나무 숲이었어요. 그 숲을 보면 겨울에 눈이 쌓여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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