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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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고 하자. 그러면 뉴턴의 제2 법칙을 적용하여 이 물체의 위치와 속도
가 이후에 어떻게 변할지를 완벽하게 알 수 있다. 과거의 위치와 속도도 완
벽하게 추적할 수 있다. 과거와 미래를 정확하게 추정하고 예측할 수 있다
는 점에서, 고전역학은 결정론적(deterministic)이다. 천체의 운동이 좋은 예
다.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전제가 원리적으로라도
가능할 때만 이런 결정론이 성립한다. 이런 상황은 양자역학에서 극적으
로 달라진다. 이중성에서 출발하여 불확정성 원리를 통해 이를 살펴보자.
이중성과 파속 입자와 파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입자는 언제
2)
든 특정한 한 지점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전역학에서 입자
의 위치는 명확하게 시간의 함수로 표현된다. 이와 달리 파동은 공간적 주
기성과 시간적 주기성을 모두 갖는다. 한 파장을 지나면 같은 모형이 공간
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공간적 주기성이고, 한 주기(period)를 지나면 같은
모형이 시간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시간적 주기성이다. 파동이 시간적으로
나 공간적으로 반복되므로 특별히 의미를 둬야 할 때나 지점이란 없다. 그
러므로 특정한 위치를 지정할 수도 없다.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에 대해 이전에 논의한 바와 같이, 양자(quantum)
는 입자와 파동의 속성을 모두 갖는다. 이 두 속성이 서로 상반됨에도 불
구하고 양자역학은 이 모두를 아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한 양자역
학의 수학적 혹은 이론적 장치가 파속波束(파동의 묶음, wave packet)이다. 파
장이 다른 파동을 더한 것을 파속이라고 한다. 대단히 많은 수의 서로 다
른 파동을 더하면 특정 영역에서는 존재하지만, 이 영역을 벗어나면 파속
2) 지구처럼 큰 물체도 그 질량 중심의 위치는 한 점으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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