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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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의 전설을 소개한 글에는 「금강산의 기문奇聞」(김태흡, 1호), 「법기보
살과 보덕각씨 양 연기緣起를 읽고서」(질려원인, 2호), 「금강산 이야기-팔
담八潭의 전설」(김태흡, 5호), 「금강산 전설, 명승의 술術 시합」(양섭, 7호) 등이
있다. 천국의 석가산石假山이 지하인간으로 옮겨왔다는 전설, 혈망봉의 유
래, 8금강신 설화, 해금강 전설, 법기보살 설화, 보덕각시 설화, 팔담의 전
설, 서산대사와 사명당의 도술 시합 등이 소개되었다. 특히 법기보살과 보
덕각씨 설화는 가장 유명한 금강산 관련 불교설화인데, 최원허는 창간호
발행 전후로 김태흡에게 두 설화를 각색한 소설 제작을 당부하여 단행본
으로 발행한 바 있다. 두 책은 초판 매진 이후 다시 간행되지는 않았고, 이
듬해 김태흡이 사장으로 있는 불교시보사佛敎時報社에서 재간행되었다.
『금강산』에는 이 외에도 금강산 이외의 다양한 기행문, 김태흡의 불경 각
색 희곡, 중앙불전 교수진의 학술 논설, 심전개발운동과 관련된 김태흡과
권상로의 강연원고 등이 수록되어 있다.
『금강산』은 1935년과 1936년 사이 불교계가 처한 시대 상황이 간접적으
로 드러나 있고, 금강산을 제재로 한 학술논설 및 불교 대중화의 양상을 살
펴볼 수 있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다만 금강산이라는 지역의 잡지이면
서도 금강산 소재 여러 사찰의 기관과 학인들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
는 한계가 있다. 『금강산』은 지방의 잡지로 인식되지만 실제적으로는 중앙
의 보수적 교계 인사들이 제작한 고답적인 잡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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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흑석사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681호, 통일신라, 경북 영주시 이산면 이산로 흑석사.
흑석사 인근에 매몰되어 있던 것을 발굴하여 안치한 석조여래좌상이다. 대좌와 온몸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
화한 광배光背는 옆에 따로 놓여있다.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감돌고 있고, 신체는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8각의 대좌는 중대석·하대석만 남아 있는데 연꽃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장식적인 대좌와 광배의 표현 등을
미루어 볼 때 9세기 석불좌상 양식을 이어받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2022년 1월 22일 현봉 박우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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