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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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 있을지에 대한 확률이다. 구름처럼 퍼져 있어서 전자구름이라고 한
다. 이는 양성자 주위를 도는 전자는 그 운동 양태가 태양 주위를 도는 지
구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뉴턴 역학은 지구의 질량 중심을 점으로 표시함으로써 지구의 위치를 명
확하게 지정한다. 공간적으로 확정적이다. 지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면 과거에 어디에 있었는지를 알 수 있고 미래에 어디에 있을지를 알 수
있다. 시간적으로 결정론적이다. 이와 달리, 양자역학은 전자가 어디에 있
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전자의 위치에 관한 확률분포를 제공한다.
전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되는지를 불확
정성 원리를 통해 살펴보자.
측정에 의한 불확정성 위치를 측정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어두운
방에서 책장에 꽂힌 책을 찾으려고 한다면, 간단히 전등을 켜면 된다. (책
을 찾는 것을 측정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것도 일종의 위치 측정
이다.) 전등에서 나온 빛이 책에 반사되어 내 눈으로 들어오면, 책이 어디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물체의 위치를 알려고 하면 위치를 알려주는
어떤 것을 그 물체와 접촉하게 해야 한다. 빛 양자인 광자光子(photon)가 책
과 접촉해야 책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전자의 위치를 알려고 해도 마찬가
지다. 광자를 전자와 접촉하게 한 다음, 반사돼서 나오는 광자를 관측하면
전자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여기까지는 모든 것이 같아 보이지만,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된다. 전
자가 책보다 아주 가볍다는 사실이 두 상황을 극적으로 다르게 만든다. 책
을 찾을 때는 광자가 책에 부딪힌다고 해서 책의 위치가 바뀌지 않는다. 책
이 광자보다 아주 무겁기 때문이다. 내가 달리기를 하더라도 지구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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