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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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베드카(B. R. Ambedkar, 1891~1956)입니다. 그는
             인도의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인도 제헌국회에서
             헌법제정에 참여하고 법무장관과 경제부 장관의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암베드카는 1956년

             40만 명을 이끌고 불교로 개종해서 ‘불가촉천민’
             이라는 뜻의 ‘달릿(Dalit)’이라는 이름의 불교부흥
             운동을 전개합니다. 그의 이런 운동은 불교의 가                    사진 5.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스승 달라이 라마. 사
             르침으로 인도의 카스트 제도나 경제적 불의 등을                         진: 위키피디아.

             개선하려고 한 것이기에 일종의 ‘참여불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의 십우도十牛圖에서 열 번째 그림은 ‘입전수수入鄽垂手’ 입니다. 깨친 이
             는 결국 도움의 손길을 가지고 저자거리로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비

             록 이름은 다르지만 영적 수행은 사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는 생각에서 일종의 참여불교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남미에서  일어난  해방신학(Liberation
             Theology)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억압받는 남미의 그리스도인들을

             해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참여불교와 같은 방향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달라이 라마도 1998년 인도 보드가야에서 있은 불
             교-기독교 대화 모임에서 불자들이 사회·정치적 문제를 열성적으로 다
             루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이 점에 있어서 불자들은 그리스도인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했습니다.

               한국 불교도 이전에 비해 한국 현실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
             입니다. 하지만 불교 자체의 정치·경제적 사익을 위한 타협이나 야합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참된 의미의 참여불교에 좀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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