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2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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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뛸 듯이 기뻐서 절을 올려 감사를 드리고 6년 동안 마조
스님을 시봉하였습니다.
그 후 도지스님이 연로(年老)하시므로 대운사로 다시 돌아와서
도지스님을 봉양하였습니다.그리고 자취와 활동을 감춘 채 겉으로
는 어리석게 살면서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要門論) 한 권을
저술하였습니다.이 책을 조카 상좌인 현안(玄晏)스님이 훔쳐서 마
조스님에게 보이니 스님이 이것을 보시고 대중들에게,
“월주(越州)에 큰 구슬[大珠]이 있으니 둥글고 밝은 광명이 비치
어 자유자재로워 걸림이 없구나”
하고 감탄하시었습니다.대중 가운데 혜해스님이 주씨임을 알고 있
던 자가 있어서 큰 구슬[大珠]은 바로 혜해스님을 크게 칭찬하는
말임을 알아차리고,
“옛날 같이 살았을 때는 그렇게 훌륭한 스님인 줄 몰랐는데 이
제 보니 큰 도인임에 틀림없구나”
하고 다시 스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 많은 사람들이 도반을 이루어 앞을 다투어 월주의 스님
문하에 들어와서 공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그 이후 혜해스님을
대주(大珠)스님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마조스님 문하에서 대주스님의 위치를 본다면 마조스님 비문에서
나 경덕전등록 , 조당집 에서나 모두 스님을 마조스님 수제자(首
弟子)로 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경덕전등록 에 1,700여 명의 큰스
님 법문이 실려 있지만,그 중에서도 대주스님의 법문이 가장 많이
실려 있고,제28권에도 다시 스님의 긴 법어가 따로 실려 있습니
다.
마조스님의 정맥은 백장(百丈)스님에게로 내려갔다고 하는 것이
선가의 정설(定說)로 되어 있지만,그 당시에는 백장(百丈)스님,남
전(南泉)스님,법상(法常)스님들보다 대주스님이 더 유명하였으며
천하에 이름을 더 날렸습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돈오입도요문론 은 당대에 명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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