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7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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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히 여기고 마음[선]을 가벼이 여기면 비록 많은 겁을 거쳐
닦더라도 모두 천마․외도가 된다[重敎輕心[禪]하면 雖歷多劫
하여도 盡作天魔外道라]”고까지 극단적으로 말하였다.
보조는 서산과는 달리 원돈신해는 사구이며 불법 지해의
병이라고 배척하여 놓고도, 간화결의론 끝부분에서는 “증
지가 현전(現前)한 사람은 오늘날 보기도 드물고 듣기도 드
물기 때문에,다만 화두참의문[사구]에 의지하여 바른 지견
을 밝히는 것이 귀할 따름이다[證智現前者는 今時에 罕見罕
聞故로 今時에 但貴依話頭參意門[死句]하야 發明正知見耳 라]”
고 하였으니,보조는 이만큼 선종의 안목에 혼란이 있었다
고 보아야 한다.
아무리 낮고 열등한 근기라 하여도 활구(活句)만으로 지
도하여야 하거늘,자기가 지적한 사구인 지해의 병을 거듭
권장하였으니,결국 간화결의론 도 용두사미가 되어 버렸
다.끝부분에서 “활구를 잘 참구하라[參詳活句]”고 말하였지
만 활구를 잘 참구하는 것이 그의 진의일진대 ‘참의사구(參
意死句)’를 어째서 거론했는지 모르겠다.만일에 선종의 바
른 법안을 가진 스승[正眼宗師]이라면 오직 활구로써 나아
갈 뿐 ‘참의사구’는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다행히도 서산은
보조와는 달리 경절활구(徑截活句)로써 일관하였으니 후세
의 명훈(名訓)이 되었다.
만일에 배우는 사람이 이 법을 믿으면 비록 금생에 철저한 깨
침을 얻지 못하여도 목숨을 마칠 때에 악한 업에 끌리지 않고
바로 깨달음의 바른 길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옛날 마조가 한
번 소리치자 백장이 귀먹었고 황벽이 혀를 내둘렀으니,이는 임
제종의 연원이다.그대는 반드시 정맥을 가려서 종안이 분명할
것이므로 이렇게 누누이 말하는 것이니,뒷날 이 노승의 말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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