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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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제(解題)
현사 사비(玄沙師備)스님은 복주(福州)민현(閩縣)의 사씨(謝氏)집안
에서 태어났다(825년).어려서부터 낚시를 좋아하여 마을 근처의 남태강
(南台江)에서 뱃놀이를 즐기다가 함통(咸通)원년(860)부용산(芙蓉山)의
의통상인(義通上人)과 더불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를 따라가서 부용
산 홍조 영훈(弘照靈訓)스님에게 출가하였다[이 부용산은 무종(武宗)의
법난 때(845년)설봉 의존(雪峰義存)스님이 난을 피해서 3년 간이나 머물
렀던 곳이다].
출가한 이듬해 개원사(開元寺)에 가서 구족계를 받고는 곧바로 부용
산으로 돌아와 정진하고 있던 중,오산진(鼇山鎭)에서 깨치고 다시 부용
산으로 돌아온 설봉스님을 만났다(868년).당시에 스님의 지계수행이 매
우 철저하였으므로 설봉스님은 스님을 ‘비두타(備頭陀)’라고 불렀다.
당시 일반적으로는 행각을 다니며 수행하였는데,스님은 전혀 행각을
하지 않으므로 설봉스님이 스님에게 행각할 것을 권하며 어째서 행각하
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초조(初祖)도 동토(東土)에 오지 않았고 이조(二
祖)도 서천(西天)으로 가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이는 도의 경지
가 깊은 곳에 다달았음을 나타낸 말이다.
설봉스님이 상골산(象骨山)으로 옮겨간(870년)후,현사스님도 이곳으
로 가서(872년)총림 건설에 참여하였다.
그 후 약 10년 간 설봉산에 살다가 매계장(梅溪場)보응사(普應寺)로
옮기고(881년),다시 복주 현사원(玄沙院)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