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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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寂과 멸滅이 둘이 아니다. 보이는 만물은 관음觀音이요, 들리
는 소리는 묘음妙音이로다.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
니, 아아, 시회대중時會大衆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
이로다.”라는 법어로 대신하였고,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문구
는 지금까지도 세간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그해 12월에 성철스님 스스로 “부처님께 밥값 했다.”라고 한
『선문정로』를 출간하고, ‘견성見性은 불조佛祖 공안을 실참실구實
參實求하는 것이 첩경’이라고 하며 선종의 전통 종지인 돈오돈수
頓悟頓修를 주창하였다. 그리고 공안 참구 과정에서는 자기 점검
의 기준으로 동정일여·몽중일여·숙면일여의 3관三關 경계를 거
쳐 오매일여의 진무심眞無心 경계의 성취를 주장하였다. 또한 부
처님오신날에는 한글로 법어를 발표하여 불자는 물론 일반 대중
들에게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이 전달되도록 하였다.
저서로는 대한불교조계종의 법맥을 밝힌 『한국불교의 법맥』
을 비롯하여 『선문정로禪門正路』, 『본지풍광本地風光』, 『돈황본
육조단경』 등과 상좌 스님들이 성철스님의 육성 녹음을 녹취, 정
리하여 펴낸 『돈오입도요문론』, 『신심명·증도가 강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영원한 자유』, 『백일법문』 등의 ‘성철스님법어집’
11권이 있다. 성철스님은 법문을 할 때마다 ‘완전한 깨달음’에 이
르기 전까진 화두참구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늘 사
부대중을 독려하였다.
1993년 11월 4일에 열반하였으며, 다비 후 영롱한 빛의 진신
사리가 수습되었다. 성철스님문도회는 1998년 성철 대종사 열
반 5주기에 맞춰 해인사 운양대에 성철스님사리탑을 건립하였
다. 해인사 백련암과 성철스님문도회 스님들이 주석하는 사찰에
서는 성철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아비라기도와 3천배, 참선 정진
등이 이어지고 있다. (www.sungcho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