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고경 - 2015년 2월호 Vol. 22
P. 30
조사가 됩니다. 그 뒤 태고 스님의 임제종 간화선의 법맥은 제자의 연을 맺은 공민왕의 반원 (反元) 자주 정책을 정신적
환암 스님을 거쳐 조선시대에 서산–사명 대사로 이어졌고, 으로 지원하였으며, 국정 쇄신을 위하여 한양 천도와 승풍
근세의 경허–용성 법맥으로 계승되어 지금의 조계종 스님 쇄신을 위해 구산선문의 통합 등을 지속적으로 조언하고 추
들로 이어집니다. 스님은 승풍진작에도 뜻을 두어 중국 선 진하였습니다.
원의 규범집 『백장청규』와 스님들의 교육교재인 『치문(緇
門)』을 구해 돌아와 우리나라에 전파하였습니다. 또한 태고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
스님은 깨달음의 길에 간화선 외에도 근기에 따라 염불(念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으로 유명한 『불조직지심체요절』의
佛)도 일심으로 하면 깨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저자 백운경한(白雲景閑, 1299~1375) 스님 또한 고려 말 간화
한편, 태고 스님은 당시 고려의 격변기에 국왕의 간곡한 선사입니다. 태고 국사, 나옹 왕사와 더불어 고려 말 3대 선
청으로 왕사(王師)와 국사(國師)가 되어 국정쇄신에 조언을 사로 불리웁니다. 백운 스님은 화두 참선을 하다가 어떤 경
아끼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원나라 북경에서 만나 스승과 지를 체험하고 태고 스님과 마찬가지로 1351년 중국으로 건
너가 석옥 선사를 만나 깨달음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석옥
선사는 깨달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정진을 멈추지
않고 더욱 더 노력하여 마침내 확철대오합니다. 이듬해에 석
옥 선사가 깨달음을 인가하는 전법 게송을 보내왔습니다.
백운 스님의 저술로는 『백운화상어록』과 『불조직지심체
요절』이 있습니다.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은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백운 스님 제자들이 금속활자로
찍어낸 것입니다.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하권이 발
견되어 지금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 최고 금속활자 기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줄여서 『직지 (直指)』라고
하는 이 책은 경전과 선어록 중에 마음을 바로 깨치는 데
가장 요긴한 문장을 모아 놓은 것으로 선의 지침서라고 할
복원중인 금속활자본 ‘직지’ 수 있습니다. 간화선사의 저술이 세계 최고의 금속인쇄술로
28 고경 2015.0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