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15년 2월호 Vol.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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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지만 사마타, 삼마지, 선나 닦는 법을 설한 내용임은 분명 하고 있었는데 저의 제자가 창을 뚫고 방 안을 보니 맑은
하니 꼼꼼히 파고들면 후배 앞에서 당했던 망신을 설욕할 물만 가득하고 다른 것은 보이지 아니하매, 어린 것이 소
수도 있겠다. 견이 없어 돌조각을 물에 던져 소리를 내고는 힐끔힐끔
소설 책 읽듯이 쭉 훑어 본 소감에는 이 경이 재미있는 돌아보며 갔더이다.
교과서 같다. 재미있는 교과서라니, 형용모순 같지만 진짜 그 제가 정 (定)에서 나오니 가슴이 아팠으므로…스스로 생각
렇다. 우선 아비달마에서 논의되었던 쟁점과 개념들이 압축 하되, 나는 이미 아라한도를 얻어 오래전부터 병연 (病緣)
적으로 들어 있어서 ‘지해종도’들의 취미에 맞게 생겼다. 먼 을 떠났는데 오늘 어째서 가슴이 아픈가, 퇴보하는 것은
저 교학을 공부하고서 선으로 관심을 돌린 사람들에게도 아닌가 하였나이다. (번역, 운허 스님)
크게 도움이 될 만한 경이다. 한편 수행에 까막눈인 사람이
그냥 문학 텍스트로 생각하고 읽어도 기발한 캐릭터와 깨알 그때 동자가 지난 일을 자백했고 월광 보살이 동자에게 지
같은 사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 이런 스토리도 시한다. 다시 정에 들 테니 방문을 열고 물에 들어가서 돌조
있다. 각을 꺼내오라고. 동자가 시키는 대로 했더니 월광 보살이 정
삼마지를 닦아서 원통 얻는 방법을 설하는 부분에 스물 에서 나오자 통증이 사라졌다. 그 후로 무량한 부처님을 만
다섯 명의 주인공이 나와서 자신의 과거 수행 이력을 부처 나 수행하는 중에 몸이 없어지고 무생법인을 얻었다고 한다.
님 앞에서 고한다. 『능엄경』의 핵심을 차지하는 소위 25원 월광 보살이 항하사 겁 전부터 수행을 했어도 몸이 남아
통 장으로, 잘 알려진 ‘관음보살 이근원통장’도 이 중에 하 있어서 돌 맞고 아픔을 느낀 걸 보면 이 길이 얼마나 멀고
나이다. 18계와 7대 중에 하나의 문(門)을 통해 들어가는 수 먼 길인지 짐작이 간다. 내 갈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한
행인데 내게 재미있었던 것은 월광 보살이 수관(水觀)을 닦 숨 쉬는 사람에게는 항사겁의 수행으로 원통을 얻은 보살보
는 이야기다. 눈물, 콧물, 진액, 대소변 등 몸 안에 있는 수성 다는 돌 던지고 힐끔힐끔 돌아보며 도망가던 제자가 오히려
(水性)에서 시작하여 세계 바깥 향수해까지 관찰하여 물의 실감난다. 창문을 뚫고 도 닦는 스승을 훔쳐보다가 믿기지
성품이 동일함을 알고 수관을 성취한다. 그 다음 대목에… 않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자 돌 던지고 도망간다니. 월광
보살 수대원통 장면에 딱 두 줄로 찬조 출연한 이 제자, 지
제가 처음 이 관을 성취했을 때 물만 보일 뿐 아직 몸이 금은 상상불가한 캐릭터다.
없어지지는 않았나이다. 비구의 몸인지라 방에서 좌선을 어디 감히, 성철 스님 참선하실 때 원택 스님이 돌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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