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15년 3월호 Vol.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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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주변의 돌산들이 기품을 자랑하며 병풍처럼 이어져 있는  는 1차선 포장길이었다면 2년 만에 다시 찾은 지금은 돈황

 데 무언가 큰 선경이 있을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역에서 막고굴까지 4차선으로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다는 사
 경치에 압도되었습니다. 주변의 경관에 감탄하면서 병령사   실입니다. 다시 찾은 돈황은 그렇게 변해 있었고 새로 만난
 석굴 입구에 들어서니 저 멀리 약사대불 형태의 부처님이   석굴은 그때보다 채색이 더없이 화려하고 강렬하게 다가왔
 눈에 들어왔습니다.   습니다.
 그러나 주변의 석굴참배 도로는 생각보다 잘 다듬어져 있  또한 돈황도 겨울철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엄하게 사진기

 는데 조각된 불상은 실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부서지고   나 휴대폰을 수거하지 않고 자유롭게 가지고 다닐 수 있어
 퇴화한 조각상들이 여느 석굴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일행들이 요령껏 굴속에서 셔터를 눌러 귀한 자료를 담아
 이렇게 고생하고 머나먼 길을 왔는데 눈앞에 펼쳐진 모습  올 수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은 적잖은 실망이었습니다. 게다가 169굴을 보는 데 한 사  2월 6일, 한국으로 돌아와 문명대 교수님의 『실크로드 학
 람당 300위안(한화 약 5만4천원)의 특별 참배료를 내라고 것  술기행집』을 펼쳐들고 비교해 보니 그때는 월아천에 지금과
 입니다. 발이 아프다 보니 높은 곳을 불안한 사다리를 타고   같은 건물이 지어지지 않고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그 후 20
 오를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나중에 일행이 찍어온 사진들로   세기가 지나면서 폐사지를 지금처럼 아름답게 복원하였음
 대신 감상을 해야 했습니다.   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병령사는 오호십육국시대인 서진 (420년경) 때 개착되기 시  인도 불교성지순례는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작하여 청대에 이르기까지 1500여 년 동안 183개의 석굴과   변화하는 것을 거의 느낄 수 없는데 중국의 환경변화 속도
 776구의 불상들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는 그야말로 초고속임을 눈앞에서 느끼고는 놀라지 않을 수

 ‘병령사’는 티벳어인 ‘선파병령 (仙巴炳靈) 십만불(十萬佛)’ 즉   없었습니다.
 ‘천불만불(千佛萬佛)’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3대 석굴을 참배하면서 석굴형태로 조성한 성철
 돌아와 감숙성 박물관을 견학하고 저녁 6시 돈황 출발   스님 기념관의 성공적 개관을 다시 한 번 염원합니다.
 급행열차의 침대칸에 몸을 실었습니다.
 2013년 7월에는 투루판을 지나 유원역에서 돈황으로 왔

 지만, 이번에는 난주에서 돈황역으로 가는 노선이 새로 생
 겨 밤새 1200km를 달려 도착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때


 8  고경  20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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