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15년 5월호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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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화엄경』을 읽었는데 다 보고 나니 힘이 생겼습니다. 「보
현행원품」만 봐도 화엄사상의 본질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
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는 사이 성철 스님을 친견하는 횟수도
점차 줄어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사모님을 만나면서 성철 스
님과 약속했던 출가도 거둬들일 수밖에 없었다.
“결혼을 앞두고 큰스님을 찾아 뵙는데, 큰스님께서는 아
무 말씀이 없으십니다. 한참 뒤에 ‘니 장가가나? 장가가면
뭐가 좋을 줄 아나?’라고 하셨습니다. 제 마음을 정확히 꿰
뚫어 보시고 계셨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저는 아무 말씀도
못 드렸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 집사람과 삼천배를 하고 큰
스님을 친견하려 했지만 결국 또 못 만났습니다. 그렇게 세
월이 야속하게 흘러버렸습니다.
나중에 집사람이 해인사 보현암에서 7일간 매일 삼천배
를 하고 혜춘 스님과 백련암에 가서 큰스님을 친견했습니다.
집사람이 큰스님께 ‘정말 죄송합니다. 잘 살겠습니다’고 말씀
드리니까 큰스님께서는 ‘속가에 살더라도 중같이 살라’고 하
셨답니다.”
그래서인지 교수님과 사모님은 자녀를 낳지 않고 같이 정
진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삶이 다소 느슨해지면 부부가 함
께 삼천배를 하고 기도를 하고 참선을 한다.
대아(大我)의 삶을 위하여
성철 스님의 법어집인 『자기를 바로 봅시다』를 보고 있는 교수님 교수님은 성철 스님에 대해 ‘대장부’, ‘사나이’라는 표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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