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15년 5월호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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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썼다.

            “솔직히 큰스님께서는 자애로웠던 것 같지는 않아요. 하
          하. 그래도 큰스님을 뵐 때마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분이 계
          실까? 금생의 노력만으로 저렇게 대(大) 도인이 될 수 있을
          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큰스님께서는 과거 전생
          부터 엄청난 수행을 하셨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큰스님의 모든 것이 추상같았습니다. 경상도식으로 말하
          자면 사나이 중의 사나이이고 또 당당한 모습이 마치 대장
          부 중의 대장부입니다. 산으로 치면 외외 (嵬嵬)하다고 하겠

          습니다.”                                                                                                   권탄준 교수님의 강의 모습
            산이 높고 힘찬 것을 보통 ‘외외하다’고 한다. 교수님은 성
          철 스님에게 ‘외외’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설명하고 있는 것                                     ‘자기를 바로 봅시다’와 ‘소아(小我)가 아닌 대아(大我)의 삶
          이다. 학자로서 볼 때도 성철 스님은 여느 학자 못지않은 식                                    을 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천배의 의미에 대해서도
          견을 갖추고 있었다고 교수님은 말한다.                                                차근차근 설명했다.

            “큰스님의 말씀을 듣다보면 수행력뿐만 아니라 해박한 지                                       “큰스님께서 말씀하신 삼천배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이
          식에 대해서도 감탄을 금할 수 없을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많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삼천배를 하면 부처님께서 저에게
          어떤 경전이나 학자들의 저서에 대해 말씀드려 보면 내용뿐                                      무엇인가를 막 해주시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만 아니라 대중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설명은 물                                      아니었습니다. 절을 함으로써 자기를 낮추게 되고 정진하는
          론 좀 더 보완했으면 하는 내용들까지 줄줄 말씀하십니다.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큰스님께서도 대중들에게 이 부분
            잘 알려져 있듯이 큰스님께서는 일본어 불교서적을 섭렵                                      을 기대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셨습니다. 그 책들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평을 해주셨던                                         예전에 백련암에는 문 밖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기억입니다. 큰스님께서는 일본어 책 중에서는 『정법안장』을                                     큰스님 욕을 하고 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저도 여

          꼭 보라고 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러 번 들었습니다. ‘도인 값을 해라’, ‘만나주지도 않으면서
            권 교수님은 성철 스님이 핵심적으로 강조했던 가르침을                                      네가 무슨 도인이냐?’ 이런 말들이 가끔 들렸어요. 하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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