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15년 5월호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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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면서도 흡족해 하셨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공부해서       요. 고민이 돼 성철 큰스님

 결국 경복고에 합격했습니다.”                     께 여쭈었더니 ‘우리에게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했으나        평생을 공부해도 다 못 보
 수업은 재미가 없고 불교에만 관심이 갔다. “불교에 꽂힌” 것   는 팔만대장경이 있는데 무
 이다. 그래서 수업시간에도 경전 (經典)만 보게 되었다. 어렸   슨 기독교 공부냐? 동국대
 을 때 한문 교육을 받은 터라 수월하게 경전을 볼 수 있었     불교학과로 가라.’고 하셨어

 다. 결국 출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요. 그래서 1972년도에 늦
 “학교에 다니다 백련암에 가서 큰스님께 출가하겠다고 말       깎이로 동국대에 갔습니다.
 씀드리면 대학 졸업하고 군대 제대하고 오라고만 하셨어요.        동국대에 입학해서는 큰

 결국 큰스님 뜻에 따라 학교를 다니기는 했습니다만 재미가      스님께 무슨 공부를 하면
 없었습니다.”                              좋을지를 여쭈었어요. 큰스
          교수님이 평생의 연구주제인 화엄경을
 머리도 스님들처럼 삭발을 했다. 결국 고3때는 의무출석  살펴보고 있다.  님께서는 ‘교(敎)를 하려면
 일수만 채우고 절로 갔다. 처음에는 괴산에 있는 각연사에      화엄(華嚴)을 하라’고 하셨
 서 생활을 하다 집근처인 봉화 각화사로 옮겼다. 여기서 1년   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 평생의 연구 주제가 『화엄경』이 되었

 6개월간 행자생활을 했다. 그리고 선방 수좌 휴암 스님을 만  습니다.”
 났다.        교수님은 ‘『화엄경』의 여래출현사상 연구’로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그 후에도 ‘해동화엄의 실천적 전개’, ‘『화

 “큰스님께서 정해 주신 학문의 길”  엄경』 「십회향품」의 삼종회향’, ‘『화엄경』 계율의 현대적 조
 휴암 스님은 박학다식했다. 정진도 열심히 했다. 자연스럽  명’, ‘『화엄경』의 수행도 체계 연구’ 등 여러 편의 논문을 발
 게 휴암 스님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스님은 교수님에게 한신  표했다. 지금도 교수님은 『화엄경』 연구에 진력하고 있다.
 대나 동국대에 가서 더 공부를 하라고 조언했다.   “부처님께서 당신의 깨달음을 있는 그대로 펼쳐 보인 것
 “휴암 스님은 제가 어차피 평생 불교 공부를 할 것이니 대  이 바로 『화엄경』입니다. 부처님 깨달음의 세계를 설해서 이

 학에서는 기독교를 공부하는 것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또   해하기 어렵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읽으면 누구나 공감할 수
 그때 한신대에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기도 했고  있는 부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도 군대를 제대하고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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