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15년 5월호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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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각화사 행자 시절 대중들과 함께 한 모습. 뒷줄 오른쪽 끝이 교수님이다.                                                성철 스님이 김룡사에서 대중들과 함께 한 모습


          를 해보니 도저히 더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룡사                                     은 교수님은 마지못해 “하겠습니다.”하고 방을 나왔다.
          전체가 어둠에 잠겨 있었지만 교수님은 용기를 내 성철 스님                                       삼천배 마지막 날에는 밤을 새워가며 1만 배의 절을 했다.

          이 머물고 있는 방으로 갔다. 희미한 불빛이 살아 움직였다.                                    김룡사에서 성철 스님이 내준 마지막 숙제였다. 교수님의 머
            “큰스님! ~~~ 큰스님! ~~~ 큰스님! ~~~”                                       릿속에는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는 생각이 몇 번씩 스쳐갔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손가락에 침을 발                                    다. 그래도 교수님은 “죽지 않고” 절을 마쳤다.

          라 문을 뚫어 방안을 보았다. 성철 스님은 미동도 없이 참선                                      그렇게 김룡사에서 일주일 기도를 마치고 나니 마음속에
          을 하고 있었다. 교수님은 문을 열고 방으로 ‘진격’했다.                                     서 공부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솟구쳐 올랐다.
            “무슨 일이고?” “더 이상 절 못하겠습니다. 이대로 계속                                     “기본 지식이 전혀 없었는데도 공부를 시작하니까 책에
          하면 저는 죽을 것 같습니다.” “안 죽는다 이놈아! 다 해라.”                                 있는 내용들이 그냥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어요.
          “못합니다.” “니 얼굴을 보아하니 이대로 집에 가면 얼마 못                                   한 번 책상에 앉으면 며칠씩 공부를 할 정도의 힘도 생겼습

          살고 죽는다. 삼천배 하고 살래? 그냥 가서 죽을래?”                                       니다. 삼천배를 하면서 엄청난 집중력이 생긴 것 같아요. 코
            절을 시키기 위한 성철 스님의 방책이었다. 잔뜩 겁을 먹                                    피를 쏟으면서도 공부를 하니까 어머니는 제가 안하던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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