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15년 7월호 Vol.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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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주 정진에 앞서 법문을 듣고 있는 불자들 옥천사 대웅전에서 능엄주 독송을 하고 있는 불자들
에 눈이 내리면 처음에는 녹고 맙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님은 인자한 어머니로 변해 있었다.
면 온 산이 눈 세상이 되고 맙니다. 기도는 이렇게 해야 합
니다. 지금 당장 뭐가 안 된다고 실망하지 말고 하기 싫어도 “절을 계속해오다 엊그제부터 매일 삼천배를 시작했습
하고, 하고 싶으면 더 하고, 그렇게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니다. 오늘까지 3일을 했는데 너무 겁이 납니다. 우선 21
그러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오는 것입니다.” 일을 하려고 하는데, 어떡하면 좋겠습니까?”
백졸 스님의 법문에는 웃음과 흥겨움이 함께 했다. 불자 “그러면 100일을 해봐. 100일 해도 안 죽어. 화두 있지?
들은 때로는 박수를 치며,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을 삼서근(麻三斤) 화두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듣는다. 백졸 스님을 비롯한 대중들은 성철 스님의 법어 ‘한 100배씩 나누어서 해. 망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화두로
물건’ (『자기를 바로 봅시다』 中)을 합송한 뒤 자리를 정리했다. 점검하면서 하면 아주 상큼한 정신력이 계속돼서 좀 더
한 시간여의 법문이 끝나고 사람들은 능엄주 독송을 위 수월하게 할 수 있어.”
해 대웅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몇몇 신도들은 자리에
서 꿈쩍하지 않고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순간 백졸 스 “108배를 49일 했는데 몸이 너무 아픕니다. 의사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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