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15년 7월호 Vol.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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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습니다.

            처음에는 대중도 없으니 기도하기가 좋았습니다. 그러다
          ‘옥천사에 절을 하는 스님이 있다’고 소문이 났는지 신도들
          이 와서 대웅전 앞마당에서 절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걸 두
          고 볼 수 없어서 불사를 해 지금의 옥천사가 되었습니다.”
            출가 이후 수행 외에는 관심이 없었던 백졸 스님은 자신

          의 정진을 위해 옥천사에 왔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불교와의
          인연, 성철 스님과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큰스님과의 인연은 어머니로 인해 만들어졌어요. 사실

          제가 어렸을 때 남동생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모님께
                                                                                                                           옥천사 전경
          서는 저를 비롯한 형제들에게 너무 잘 해주시는데 슬픔에
          빠진 부모님을 위로해 드리지도 못하고 무엇 하나 도와드릴                                      도 있습니까?’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습니다. 한참 힘들어 하시고                                       ‘……. 가시나! 니 등가원리 아나?’
          계실 때 주위 분들의 소개로 어머니는 큰스님을 친견하게                                         ‘네.’

          되었고 큰스님께 많은 가르침을 받으셨습니다.                                               조금 당돌하게 여쭈었음에도 큰스님은 등가원리 (E=mc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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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는 어머니께서 저에게 병원에 가자고 하셨습니다. 무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셨습니다. 이 원리에서 핵폭탄이 만들
          슨 일인가 했더니 큰스님께서 부산 시내 한 병원에 잠깐 입                                     어졌다고 하시며 모든 질량(m)에는 광속을 자성한 만큼의

          원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따라 나섰습니다.                                           막대한 힘이 있듯이 우리 정신력에도 핵폭탄 이상의 능력이
            병실 문을 여는 순간 정말 사람한테서도 빛이 난다는 얘                                     있다, 아니 더 큰 능력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무한
          기를 실감했습니다. 큰스님의 눈에서 빛이 나오는데, 정말                                      한 능력과 영원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 불교 용
          당황스러웠습니다. ‘스님이라는 사람’을 처음 봐서 그런 것인                                    어를 하나도 쓰지 않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그
          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조금 있다가                                     때의 큰스님 말씀에 제 마음은 대지진을 겪은 것처럼 흔들

          궁금한 것이 생겨서 큰스님께 여쭈었습니다.                                              려 버렸습니다. 하하.”
            ‘스님은 왜 스님이 되셨어요? 그 길에는 어떤 좋은 것이라                                     성철 스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평소 꿈꾸었던 의사나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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