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15년 7월호 Vol.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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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중한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불성론이 담고 있는 의미를 바로 파악하지 못함으
로써 이에 대한 오해와 반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사람에게 불성이 있다’고 말하면 ‘있다’는 언어적 진술에 집
착하여 그것이 담고 있는 언어적 기호에 나포되고 만다. ‘있
다’는 의미에 매달려 어떤 실체적 실아(實我)로서의 불성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불성을 이렇게 이해하는 순간 ‘실체로서
의 나는 없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인데 불성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는 반문으로 이어진다.
중도로서의 불성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는 가르침은 분명 우리의 존엄
성을 확인해주는 교설인데 왜 그와 같은 반문이 제기되는
것일까? 이는 불성을 ‘있다’와 ‘없다’의 범주로 이해하면서 생
겨난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진술한 바와 같이 인간의
사유방식은 ‘있다’와 ‘없다’와 같은 이항대립적 사유방식으
로 작동한다.
‘있다’고 하면 ‘없음’이 배제되고, ‘없다’고 하면 ‘있음’이 배
제되는 것이 언어가 가진 약속이고 논리가 가진 규칙이다.
이런 논리에서는 ‘있음’은 ‘없음’을 전제로 해야 성립되고, ‘없
음’은 ‘있음’을 부정할 때만 가능해진다. 여기서 ‘있음’과 ‘없
음’은 상호 배타적인 개념이 되고 만다. 불성을 이와 같은 이
항대립적 범주로 인식하는 순간 불성도 ‘있다’라는 개념에
국집하게 되고, 어디에도 ‘없음’이 허용되지 않는 ‘완전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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