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15년 8월호 Vol.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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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보내니 매일매일 좋은날이 되는 것입니다. 하려는 격이니 구하려 할수록 멀어집니다.
지금 우리 선방을 보면, 좌선 위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루 생활 속에서 항상 참구해 가기를, ‘개에게 불 특히, 여름・겨울 안거 때 전적으로 좌선만 하는 선원이 대
성이 있습니까? 없다’고 한 것을 일용(日用)에서 여의지 아 부분입니다. 이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안거 때 선원에
니하고 공부해 나가면 언젠가는 문득 스스로 보게 될 것 서도 울력이나 농사 일 같이 동중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좋
입니다. 그러면 한 군내 천리의 일이 모두 서로 방해가 되 습니다. 일상생활과 화두 참선이 둘이 아닙니다. 특히 재가
지 않을 것입니다. … 만약 일용을 떠나서 따로 구하는 것 자들은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 더욱 더 생활에서 화두 참구
이 있으면, 이는 파도를 떠나서 물을 구하는 것이며, 금그 를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릇을 떠나 금을 구하는 것입니다. 구할수록 더욱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뭐꼬?’ 화두 드는 법
- 「부추밀 계신에게 답함(1)」, 『서장』(운주사) 이번에는 ‘이뭐꼬?’ 화두 드는 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뭐꼬?’ 화두는 우리나라 불자들이 가장 많이 참구하는 화
간화선을 창시한 대혜 스님은 『서장』에서 재가자들이 화 두입니다. 성철 스님께서도 ‘이뭐꼬?’ 화두를 주로 주셨습니
두 공부하는 법을 자세히 안내합니다. 화두 참구는 생활 속 다. 이것의 참구법은 이렇습니다.
에서 하라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 세수하고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
밥 먹고 일하러 가고 오는 생활 가운데 틈틈이 화두를 공부 인고? 이뭐꼬?”
하라는 겁니다. 이렇게 화두 참선이 생활화되면 어느 날 문 흔히 우리는 마음이 부처다, 부처를 한 물건이라 하기도
득 스스로 알게 됩니다. 마음이 밝아지고 지혜가 나오기 시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도
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는 일이 모두 원만히 잘 풀립니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인가? 이뭐
다. 번뇌망상이 현저히 줄고 마음이 밝아지고 일상의 모든 꼬?” 이렇게 참구해 가야 합니다.
일을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뭐꼬?’ 화두는 이것말고도 “이 몸덩어리 끌고 다니는
그래서 대혜 스님은 이 화두 참선을 일상생활 속에서 할 이것이 무엇인가? 이뭐꼬?” 화두도 있고, “어떤 것이 부모미
것을 강조합니다. 생활을 떠난 화두 참선은 파도 속에서 파 생전 본래면목인가 이뭐꼬?” 화두도 있습니다. 이것이 모두
도 밖으로 물을 구하고 금그릇을 가지고도 밖에서 금을 구 ‘이뭐꼬?’ 화두라 하는데, 이뭐꼬 앞에 무슨 의문을 제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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