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15년 8월호 Vol.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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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는 다른 말로 공안(公案)이라 합니다. 공안이란 중국 조주 스님은 ‘없다’고 합니다. 어째서 조주 스님은 무라고 했
의 조정 공문을 말합니다. 워낙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중국 을까요? 이것을 참구하는 것이 화두 공부하는 법입니다. 이
에서 관리들이 공무를 처리할 때 조정의 공문 즉 공안이 기 무자화두 공부하는 법은 “어째서 조주는 무라 했을까?” 이
준인 것처럼 화두도 참선 수행자의 공부 기준이 되니 그렇 의문에 몰입해야 합니다. ‘유-무’ 양변의 분별심으로 답을
게 부르기도 합니다. 찾으려 하면 안 됩니다. 그냥 “어째서 무라 했을까?” 이 말
만을 참구해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만약 화두를 참구하는
화두 참구하는 법 데 분별심인 알음알이가 작동되면 화두의 기능이 죽어버립
간화선을 제창한 대혜 스님의 편지모음집 『서장(書狀)』에 니다. 분별심을 차단하는 화두가 양변으로 사유하게 되면
화두 참선하는 법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서장』에서 대혜 알음알이가 조장되지요. 그러면 활구(活句)가 안 되고 사구
스님이 알려주는 ‘조주 무자(無字)화두’ 참구하는 법은 이렇 (死究) 참선이 됩니다. 그러므로 조주 무자화두 참구하는 법
습니다. 은 “부처님께서는 일체 중생이 불성이 있다 했는데, 어째서
조주는 무라 했을까? 어째서 무라 했을까? 어째서?” 이렇게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개에게 불성이 있습니까?’ 강한 의문을 품고 화두 한 생각을 지속시켜 나아가야 합니
하니, 조주가 답하기를 ‘없다’고 했습니다. 이 한 글자는 허 다. 화두 한 생각이 10초, 20초, 30초, 1분, 2분 이렇게 지속
다한 나쁜 지식과 생각을 꺾는 무기입니다. ‘있다-없다’는 되어야 양변의 분별심이 끊어져 화두 일념 (一念)이 되어 삼
분별을 하지 말며, 도리 (道理)에 대한 분별을 하지 말며, 의 매(三昧)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식을 향하여 분별하지 말며, 눈썹을 치켜들고 눈을 깜짝이 화두 한 생각이 지속되면 삼매를 체험하는데, 이것을 성
는 곳을 향하여 뿌리내리지 말며, 말길을 따라 살 계획을 성적적 (惺惺寂寂) 삼매라 합니다. 참선할 때 화두가 또렷또렷
짓지 말며, 일없는 속에 머물러 있지 말며, 화두 드는 곳을 한 것을 성성 (惺惺)이라 합니다. 화두가 또렷또렷, 성성하면
향하여 깨달으려 하지 말며, 문자 속을 향하여 인용하여 번뇌 망상이 사라져 저절로 적적 (寂寂)이 됩니다. 화두 의심
증명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이 지속되면 우리 의식이 성성적적삼매로 변합니다. 또렷또
- 「부추밀 계신에게 답함(1)」, 『서장』(운주사) 렷하게 깨어 있으면서 번뇌망상이 일어나지 않아 고요합니
다. 깨달음이 성취된 부처님이나 도인은 이 삼매로 살아갑니
부처님은 일체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 일체의 분별망상이 사라지고 성성적적 삼매로 하루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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