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15년 10월호 Vol.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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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뒷골목
          마음은 남는다. 억겁의 윤회를 거듭해 온 내 마음은 우주와

          같이 넓고 혼곤하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심리적 비약과 붕괴
 잊을 수 있는   를 반복해야 하는 게 현존재의 숙명이다. 결론적으로 과거

          를 그런대로 견딜 만하게 치유해내고 미래를 착실하게 준비
 ‘힘’
          하는 태도만이 충만한 현재를 살 수 있다. 수행은 단순히 잊
          음이 아니라, 잊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_  장웅연
            【제28칙】

            호국의 세 차례 웃음거리(護國三麽, 호국삼마)

            ※ 마(麽)는 본래 ‘마음 심 변( 忄 )’이 붙은 글자이나 한글 프로그램에 맞는 한
             자가 없어 부득불 이대로 올림.
 요즘 유행하는 ‘힐링’의 언설 가운데 하나가 “지금 이 순
 간에 존재하라.”는 충고다. 지나간 것을 후회하지 말고 다가  누군가 호국수징(護國守澄)에게 물었다. “학이 마른 소나
 올 것을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읽힌다. 분명 힘이 되는 말  무 끝에 섰을 땐 어떻습니까?” 호국이 답했다. “땅에 있는

 인데, 자꾸만 잊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엄밀히 생각하면 이  이에게는 웃음거리일 뿐이다.” “물방울이 꽁꽁 얼었을 때
 는 어리석거나 끈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  는 어떠하냐.”는 질문이 다시 들어왔다. “해 돋은 뒤에 보
 한 일이기 때문이다. 마음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원  면 또한 한바탕 웃음거리겠지.” 마지막 물음. “회창(會昌)

 하며 그래야만 생존이 원활한 법이다. 어제 먹은 밥은 어제  년간, 불법이 유린당할 때 호법선신(護法善神)들은 죄다 어
 에만 기여할 따름이다. 또한 어느 큰스님은 “과거는 기억일   디로 갔더란 말입니까?” “삼문(三門) 어귀에 두 금강신의
 뿐이고 미래는 상상일 뿐이니 자유로워지라.”고 말한다. 맞  얼굴이 한바탕 웃음거리니라.”
 는 말이지만 현재 역시 감각일 뿐이라는 의심.
 불교에서는 삼세(三世)라 하여 과거 현재 미래를 한 묶음  중국의 고대사에는 네 차례에 걸쳐 불교가 국가권력에 의

 으로 처리했다. 셋은 단단히 연결되어 있어서 현재만 따로   해 박해를 당했던 적이 있었다. 이른바 삼무일종(三武一宗)의
 떼어낼 수 없다. 마음이 곧 현실이요 세계이며 몸은 죽어도   법난(法難). 이름에 ‘무(武)’가 들어가는 3인의 황제와 ‘종(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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