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고경 - 2015년 11월호 Vol.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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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일반인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불교

          계 신문에서도 이런 주장이 공공연히 게재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만큼 우리 불교계가 선에 대하여 모르
          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것을 부정하는 분들의 주장은 사람
          이 잠을 자면 아무 생각이 없는데 어떻게 잠잘 때도 화두가
          되느냐? 또, 꿈을 꿀 때도 어떻게 화두가 되느냐? 믿을 수 없

          는 말이라 합니다. 상식적으로 봐도 이해하기 어렵지요.
            하지만 생사를 해탈한다는 깨달음이 어찌 쉬운 일이겠습
          니까? 그것이 상식적인 사고 안에서 해결되는 일이겠습니까?

          경전이나 조사어록에는 ‘오매일여’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특히 간화선을 제창한 대혜 선사나 간화선으로 깨치고 직접
          중국으로 조사를 찾아가서 인가 받아온 태고 선사나 나옹
          선사도 오매일여를 말하고 계십니다.
            성철 스님도 이 오매일여를 강조하였습니다. 참선할 때 적

          어도 화두가 동정일여나 몽중일여가 되어야 공부한다고 봐
          줄 만하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성철 스님은 오매일여정도
          되어야 조실, 방장의 자격이 있다고 말씀하신 기록도 있습

          니다.
            성철 스님이 오매일여를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다. 간화선                                       하지만 조선조에 불교가 본격적으로 탄압을 받아 선풍이
          이 도입되어 선풍이 성성하던 고려 후기와 조선 초기까지는                                      쇠퇴하여 일제강점기까지도 깨달음에 대하여 좀 모호해졌습
          화두가 오매일여를 지나 깨친다는 것이 분명한 기준이 되었                                      니다. 그러다 보니 화두 참선을 하다가 어떤 경계를 체험하고
          습니다. 태고 국사나 나옹 왕사 같은 확철대오한 도인들은 한                                    그것을 깨달음이라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바른 안목을

          결같이 오매일여를 지나 깨친다고 말씀하셨고, 그런 법맥과                                      갖춘 선지식이 없을 경우 참선 도중에 어떤 경계를 견성이라
          선풍이 살아 있었습니다.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에 도인이라 불린 분들의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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