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15년 11월호 Vol.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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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일여        안 될 때는 공부가 아닌 줄 알고 공부 됐다는 생각을 아

 화두 공부가 동정일여가 되면 입지가 분명해집니다. 화두  예 버려야 하는데 이것이 어렵습니다. 보통 공부해 가
 를 계속 밀어붙이면 자나깨나 끊어지지 않는 오매일여 (寤寐  다 이상한 경계가 좀 나면, 이것이 견성이 아닌가, 성불
 一如)에 이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오매불망(寤寐不忘)이란   이 아닌가, 또는 내 공부가 좀 깊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말을 많이 씁니다. 뭔가에 큰 감동이나 충격을 받으면 자나  하는 착각을 많이 일으키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 공부의
 깨나 그 생각이 잊히지 않고 떠오릅니다. 홀어머니가 전쟁터  기준이 어디에 있느냐 하면 잠이 꽉 들어서도 공부가 되

 에 보낸 외아들을 생각하는 심정, 청춘 남녀가 한창 연정이   는가 하는 것입니다. 잠이 들어서도 공부가 되지 않으면
 불타오를 때의 마음처럼 밤낮없이 그 생각이 꽉 들어차 있는   아직 공부가 안 된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도
 심정입니다. 이와 같이 화두도 의정이 깊어지면 깨어 있을 때  적놈을 잘못 알아 자식으로 삼는 것과 같아서 손해만

 는 물론이거니와 꿈을 꾸거나 잠이 들었을 때도 화두 일념이   있을 뿐 이익은 없습니다.”
 지속됩니다.                               - 성철, 『화두 참선법』 김영사, 70쪽.
 성철 스님은 오매일여를 다시 몽중일여 (夢中一如)와 숙면
 일여 (熟眠一如)로 구분하였습니다. 몽중일여는 잠 잘 때 꿈속  깨달아 부처, 도인이 되려면 깊은 잠에서도 공부가 되어야
 에서도 화두가 지속되는 경지이고, 숙면일여는 깊은 잠에 들  한다는 것입니다. 화두 공부를 조금하다가 어떤 경계를 체험

 어도 화두 일념이 계속되는 경지를 말합니다. 그래서 동정일  하고는 공부라 착각할 수 있는데, 이것을 경계하면서 거기에
 여-몽중일여-숙면일여를 성철 스님이 제시한 화두 공부의   머물지 말고 더 화두를 밀고 나가야 함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세 가지 관문, 화두 삼관(三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철 스  그런데, 성철 스님만 오매일여를 강조한 것이 아닙니다. 간

 님 말씀을 보겠습니다.  화선을 제창하신 대혜 스님도 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간
          화선으로 깨치고 직접 중국으로 가서 조사에게 깨침을 인가
 “우리가 아무리 부처님이나 달마대사 이상으로 큰 깨달  받아온 태고 스님과 나옹 스님도 이것을 말합니다. 그 이야
 음을 성취한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도 깊은 잠에 들어  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서 여전히 캄캄하면, 이는 망식 (妄識)의 움직임이지 실제

 로 깨달은 것은 아니다. 공부를 하는 도중에 자기가 아  박희승(중효)           한국문화연수원 교수.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획차장, 문화차장, 연구소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조계사 선림원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참선 프로그램을 진행하
 무리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지만 잠이 꽉 들어서 공부가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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