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15년 11월호 Vol.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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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뒷골목
          리 야바위를 구경하는 게 낫겠다며 좀처럼 경기장을 찾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게임을 계속할수록 BABIP
 병 속의 새?   은 기어이 해당 선수의 평균적인 타율로 수렴된다는 점이다.

          시간의 힘과 인내의 힘을 보여주는 BABIP의 진실은, ‘야구
 그럴 일 없다
          는 인생의 축소판’이란 잠언에 무게를 실어준다. 일희일비하
          기보다는 길게 봐야 한다는 것. 외부적인 조건에 얽매이거

          나 휘둘리지 않는 것. 나 자신을 믿는 것. 마음은 추스르고
 _  장웅연
          몸은 닦는 것. 무심 (無心)은 뚝심이다.



            【제30칙】
            대수의 지옥불(大隨劫火, 대수겁화)


 야구에는 ‘BABIP(Baseball Average on Balls In Play)’이란 통  어떤 객승이 대수법진(大隨法眞)에게 물었다. “겁화가 활활
 계지표가 있다. 인플레이 된 타구, 곧 타자가 때려서 파울라  타오르면 삼천대천세계도 무너진다는데 그러면 ‘이것[這

 인 안쪽에 떨어진 공이 안타가 될 확률을 뜻한다. BABIP이   箇]’도 함께 무너집니까?” 대수가 대답했다. “그럼, 무너지
 높을수록 타율이 올라가는 건 당연지사. 그래서 BABIP의   고말고.” 객승이 일렀다. “그렇다면 저는 그를 따라가겠습
 고저는 타자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좌우할 거라고 생각하기   니다.” 대수가 말했다. “따라가거라.”

 쉽다. 하지만 BABIP의 가장 중요한 상승요인은 ‘운(運)’이라  훗날 누군가 용제소수(龍濟紹修)에게 가서 똑같이 물었다.
 는 것이 (63%), 미국의 어느 야구통계학자에 의해 판명됐다.   용제는 대수와 달리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
 실제로 프로야구에선 타자에 따라 BABIP이 1할 가까이 차  는? “다 같은 대천세계이기 때문이지.”
 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시쳇말
 이 단순한 속설을 넘어 법칙임을 증명하는 사례다.    겁화(劫火)는 세상의 종말인 괴겁(壞劫)에 일어나는 큰불

 한편 이렇듯 실력이 아닌 요행이 지배하는 경기라면 선수  을 가리킨다.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는 우주 전체이며,
 들은 기술을 연마할 의욕을 잃기 십상이다. 관중들도 차라  저개(這箇)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리의 당체(當體)를 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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