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15년 12월호 Vol.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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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간화선을 제창한 대혜 스님이 깨달음에 이른 길입 ‘한결같습니다.’
니다. 대혜 스님 역시 처음에는 오매일여를 믿지 못했습니 ‘잠이 꽉 들었을 때는 주인공이 어느 곳에 있느냐?’
다. 그러다 선지식의 말씀을 듣고 공부를 돌아보니 옳은 말 여기에서는 말로써 답할 수 없으며 이치로도 펼 수가 없
씀이었지요. 깨어 있을 때는 여여했으나 꿈에서는 분별망상 었다. 5년 뒤에 곧바로 의심덩어리를 두드려 부수니 이
이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부처님과 조사들 로부터 나라가 편안하고 조용하여서 한 생각도 함이 없
이 한결같이 말씀하신 자나 깨나 일여한 경지를 투과해서 어 천하가 태평하였다.”
언하대오한 것입니다. 깨어 있을 때뿐만 아니라 꿈속이나 잠 - 고봉, 『선요』
이 들었을 때도 일체 분별망상이 없어야 깨달음이지요.
이와 같이 깨달음을 성취한 대혜 스님은 부처님과 역대 고봉 스님은 설암 스님을 찾아가기 전에 이미 몽중일여가
조사스님들의 말씀이 진실되다는 것을 거듭 거듭 찬탄하며 되었습니다. 그래도 공부를 더 밀고 나가기 위해 선지식을
그 길을 일러주신 대자비에 온 몸을 가루로 만들어 보답할 찾아간 것입니다. 여기에 이르러 설봉 스님이 잠들었을 때
지라도 부족하다고 감동어린 말씀을 하십니다. 공부가 어떠한지를 묻자, 고봉 스님이 꽉 막혔습니다. 그리
고 5년이 지나 화두를 타파하니 천하가 편안해졌다는 말입
고봉 스님의 오매일여 니다.
대혜 스님과 더불어 간화선사로서 가장 널리 알려진 분 간화선의 대종장 대혜 스님과 고봉 스님이 공히 자나 깨
이 고봉(高峰, 1238~1295) 스님입니다. 대혜 스님의 『서장』 다 나 한결 같은 오매일여를 투과하여 확철대오하였다는 말씀
음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간화선 교과서가 고봉 스님의 『선 을 하셨습니다. 고려시대에 간화선이 전해져 우리나라에서
요(禪要)』입니다. 고봉 스님은 『선요』에서 당신이 오매일여를 도 화두를 타파하고 인가까지 받은 도인이 나왔지요. 대표
투과해서 깨치는 과정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대의 선 적인 분이 태고보우 스님과 나옹혜근 스님입니다.
지식인 설암 스님을 찾아 가니 이렇게 묻습니다.
태고와 나옹 스님의 오매일여
“‘낮 동안 분주할 대에도 한결같느냐?’ 태고(太古, 1301~1382) 스님은 지금 조계종에 중흥조로 모
‘한결같습니다.’ 셔진 분인데, 『태고록』에서 화두 참구와 깨침에 대하여 이렇
‘꿈속에서도 한결같느냐?’ 게 말합니다.
30 고경 2015.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