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16년 2월호 Vol.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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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별어  ●  글 _ 원철 스님





 참새가 불상머리에



 똥을 싸다



                 간다라의 불상.
            부처님의 머리 모양이
               소라와 흡사하다.



 ● 붓다가 샴푸회사 광고 모델?  불상조각에 그대로 반영된다. 하지만 그런 간다라 양식(그리이
 인도문화권 남자들은 머리카락을 위로 거둬 모  스・로마 조각 영향)의 두상은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이들의 눈에
 아 상투를 틀고 그것을 그루터기로 삼아 터번을 둘렀다. 높다  는 매우 생경하게 비쳤다. 직모가 대세인 지역에 곱슬머리 헤

 란 상투와 터번은 신분적 권위와 부귀의 또 다른 표현이다.   어스타일이 등장한 까닭이다. 문화권이 바뀌면 무엇이건 새
 터번이 제대로 폼이 나려면 머리카락의 숱이 많고 길어야만   로운 잣대로 재해석되기 마련이다. 그들의 눈에는 불상의 머
 한다. 인도의 상남(上男 : 다른 말로 바꾸면 大雄이다)인 붓다도   리 위에 새똥이 쌓여있는 것처럼 보였다. 갖가지 상상력을 동

 그랬다.     원하여 해답을 찾았다. 붓다께서 보리수 나무 밑에서 얼마나
 “머리카락이 아름답고 검다. 가늘고 부드럽다. 가지런하다.   깊은 선정에 들었던지 나무 위에 살고 있는 수십 마리의 새가
 향기롭고 깨끗하다. 빛난다. 소라처럼 돌아 오른다.” (『방광대장  똥을 싸는 것도 모를 정도로 삼매에 들었다는 상징으로 이해
 엄』 권3)   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이것을 정설로 받아들였다.
 이 모습 그대로 샴푸광고의 모델로 출연하셨다면 그 회사

 는 바로 대박이 났을  것이다.  ● 참새가 불상머리에 똥을 싸다
 소라처럼 돌아 올라가는 머리카락 모양(나발, 螺髮)은 뒷날   호남성 동사(東寺)의 절 마당에 있는 불상 머리에 참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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