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16년 2월호 Vol.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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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실감한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법복에 칼바람이 들이                                           “ (전략)

         닥치지만, 그래도 불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봉암사에 들어간 것은 정해년 (丁亥年), 내 나이 그때 36세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로 백련불자들은 봉암사 대웅전으로                                           때입니다. 지금부터 36년 전입니다.
         먼저 향했다. 수좌스님들은 죽비 삼배로 예불을 대신했지만,                                          봉암사에 들어가게 된 근본 동기는, 청담 스님하고 자운
         대중들은 108배를 하고 능엄주를 독송했다. 차디찬 대웅전                                          스님하고 또 우봉 스님하고, 그리고 내 하고 넷인데, 우리
         마룻바닥의 냉기가 발바닥을 깨부술 듯 했지만 사람들은 꿈                                           가 어떻게 근본 방침을 세웠느냐 하면, 전체적으로나 개

         쩍도 않는다.                                                                   인적으로나 임시적인 이익 관계를 떠나서 오직 부처님 법
                                                                                   대로만 한번 살아보자. 무엇이든지 잘못된 것은 고치고
           ● ‘성철’의 다른 이름 ‘봉암사’                                                     해서 ‘부처님 법대로만 살아보자’ 이것이 원 (願)이었습니

           백련암 불자들은 오래 전부터 봉암사와 인연을 만들었다.                                          다. 즉 근본 목표다 이 말입니다.
         성철 스님이 1993년 11월 열반한 뒤 1994년 하안거부터 본격                                     (중략)
         적으로 대중공양을 시작했다. 성철 스님의 ‘꿈’이 실현되고 있                                        우리가 신심으로 부처님 법을 바로 지키고 부처님 법을
         는 봉암사가 조계종립 특별수도원으로서 계속 발전하길 바
         라는 마음에서다.                                                                          봉암사 대중스님들과 백련불자들이 함께 예불을 올리는 모습

           잘 알려져 있듯이 봉암사는 현대한국불교의 새벽을 연 사
         찰이다. 성철 스님을 비롯한 당대의 선지식 (善知識)들이 ‘부
         처님 법대로 살자’며 1947년 가을 ‘봉암사 결사’를 시작한 곳

         이다. 현재의 조계종을 규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봉암사 결사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결사에 참여했
         던 스님들 중에서 수많은 종정과 총무원장이 나왔을 만큼 이
         (理)와 사(事)에 미친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당시 봉암사 결사에 임하는 심정을 성철 스님은 <수다라>

         10집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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