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16년 2월호 Vol.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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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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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틀렸다. 다시 일러라.” “저는 말로는 다 할 수 없습 “세상에 속박당하지 않는 그대, 한 국
뼈마디 하나하나까지 한 인 이
니다.” “나는 그대가 말로 다할 수 있든 다할 수 없든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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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워지리라” 가 장 아 는
경 쓰지 않는다.” “저에게는 화상께 대답해줄 시자가 없
답
- 『임제록』
습니다.” 선 답
문
문
낙보는 저녁에 언종을 따로 불렀다. “그대의 오늘 대답은 문
심히 타당하다. 협산 선사가 이르기를 ‘눈앞에 법이 없으
니 뜻이 눈앞에 있다. 눈앞의 법이 아니므로 귀나 눈으로
미칠 바가 아니니라.’ 하신 뜻을 알았을 것이다. 말해 보
너무나 무거워서
라. 어느 구절이 객이며 어느 구절이 주인가.” “모르겠습
아무도 훔쳐가지 못하는
니다.” “아니다. 그대는 알았을 것이다. 생각 좀 해봐라.”
묵직한 행복!
“정말 모르겠습니다.” “아, 괴롭구나 괴롭구나.”
어떤 승이 물었다. “화상의 높으신 뜻은 어떠하십니까?” 선문답의 묘미를 흠씬 느끼게 해주는 역대 화두 100개!
이에 낙보가 이르되 “자네의 배는 아직 맑은 파도 위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라는 선사들의 외침이
오늘을 거뜬하게 견딜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준다.
뜨지도 않았는데, 검협 (劍峽)에서는 공연히 나무거위를
장웅연 지음 | 도법·원철·신규탁 감수 | 232쪽 | 13,000원
날리느라 헛수고만 했구나.”
주관이 헛것이든 객관도 헛것이다. 주관적 견해가 나의 거
짓말이라면, 객관적 사실은 남들의 거짓말일 뿐. 사바세계에
서 ‘옳음’은 곧 ‘이김’이다. 그래서 죽음을 각오한 자는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바다 위에선 날린 종이비행기 장웅연_ 불교계 최고의 문장가로서 선(禪)을 오래 공부했다. 『길 위의 절』(2009 문광부 우수도서),
2009
불교계 최고의 문장가로서 선(禪)을 오래 공부했다. 『길 위의 절』(
불교계 최고의 문장가로서 선(禪)을 오래 공부했다. 『길 위의 절』(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등 6권의 책을 냈으며, 글들이 하나같이 간결하고 섬세하며 날카롭다. 활인검이다.
는, 어디로 날아가든 바다로 떨어진다. … 바다가 된다.
장웅연 ● 집필노동자.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부터 불교계에서
일하고 있다. ‘장영섭’이란 본명으로 『길 위의 절』, 『눈부시지만, 가짜』, 『공부하지 마라』, 『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경전 구절
나면 그만인데』, 『그냥, 살라』 등의 책을 냈다. 최근작은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이진영 엮음 | 무비·원철·정목 감수 | 296쪽 | 12,000원
50권의 경전에서 정선한 울림 깊은 185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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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고경 2016. 02. 힘든 시대, 역경을 헤쳐 나가는 정신적 자양분 전화 02) 42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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