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고경 - 2016년 2월호 Vol.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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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 일기예보가 급변하여 1월 16일부터 기온이 급강하 하며

         서울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져서 그 다음 주 끝까지 영하 10
         도 이하의 날씨가 될 것이라고 예보하니 올해는 때아니게 ‘소
         한이 대한에 얼어 죽거나 울고 가게 되었다’고 큰 걱정을 하
         게 되었습니다.
           살다보면 해인사 일기도 변화무쌍합니다. 희랑대를 지나

         백련암에 오르는 길에 돌다리가 있는데 그 밑까지는 눈이 없
         다가 그 돌다리에 오면 눈보라가 치는가 하면, 해인사 경비실
         을 지나 약수암 표지판 부근부터 함박눈이 내리는가 하면 그

         바깥은 맑은 하늘이기도 하여서 해인사 경내는 함박눈이 쌓
         여도 길상암이나 가야는 비가 오거나 또는 흐리거나 할 뿐인
         기후입니다.
           일요일 오후 6시 어둑할 때쯤 해인사에 도착하니 안내소까
         지는 멀쩡한데 희랑대까지 차가 겨우 올라가는데 그 후부터                                                                                눈 내리는 백련암

         는 눈이 쌓여 오를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쌓인 눈길 위를 걸
         어서 백련암으로 올라갔습니다. 길은 미끄러워 금방 헛발질                                         큰절에 들러 천도재 법문을 마치고 백련암에 가려 하니 길
         로 미끄러지는데 마침 상좌가 아이젠을 가지고 와서 신발에                                       이 얼어서 차가 올라올 수 없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산 넘어

         끼고 허우적대며 백련암에 오르니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었습                                      성주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19일 대중공양 행사에 8
         니다.                                                                   시에 출발하여 10시를 조금 지나 봉암사에 도착하게 되었습
           다음날 월요일 아침 9시에 아이젠을 착용한 채 백련암에                                      니다. 마침 봉암사는 큰 눈이 내리지 않아서 가는 길엔 모래
         서 내려오니 밤사이 눈이 녹아 그대로 얼음판 길이 되어 여                                      를 뿌려 두었고, 눈이 마당에 쌓여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간 조심하지 않으면 꽈당할 판이라 한쪽은 상좌의 팔을 잡고                                      데 차를 내리자마자 몰아치는 차가운 산바람은 금방 정신이

         한 손은 스틱을 쥐고서 비석거리까지 조심조심 내려올 수밖                                       번쩍 들게 하였고, 센 바람에 흔들리는 낙락장송의 모습은
         에 없었습니다.                                                              그대로 또 다른 장관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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