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16년 3월호 Vol.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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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미국 의사나 과학자들이 이 불교 삼매 원리를 의학 말에 휘둘리지 않고 능히 고인의 말을 굴릴 수 있을 것입
이나 심리학과 연결시켜 심리 치유나 스트레스 관리 명상이 니다. 만약 청정한 구슬을 진흙 속에 두어 백천 년이 가
유행한다는데 중도 삼매의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니 그렇 더라도 능히 오염시킬 수가 없으니, 본체가 스스로 청정
게 하는 것입니다. 이 성성적적삼매는 그런 효능을 본래 갖추 하기 때문입니다.
고 있습니다. 이 마음도 또한 그러해서 정히 혼미할 때에는 티끌세상의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이 삼매는 억지로 만들어서 생 번거로움에 미혹되지만, 이 마음의 당체는 본래 미혹된
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본래 성성적적삼매로 이뤄져 적이 없으니 이른바 연꽃이 물에 젖지 않는 것과 같습니
지혜광명으로 항상 빛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다. 만약 이 마음이 본래성불(本來成佛)이며 구경자재(究
우리 마음이 본래 그렇게 존재하는데 착각에 빠져 분별망상 竟自在)하여 여실히 안락하다는 것을 문득 깨달으면, 갖
에 막혀 있다가 화두로 번뇌를 비워 가면 그 빛이 나오기 시 가지 묘용이 또한 밖에서 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본래
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화두 참선을 마음의 고향 찾아 스스로 구족해 있기 때문입니다.
가는 공부라 합니다. - 대혜, 『서장』, 「진소경 계임에게 답함」
대혜선사는 고요함의 적적 공부를 경책하면서 본래부처
입장을 이렇게 말합니다.
그릇된 무리는 “마음을 거두어 고요히 앉아서 일상사(日
常事)를 관여하지 말고 쉬고 쉬어라.”고 합니다. 이것이 어
찌 마음으로 마음을 쉬며,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비우
며,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만
약 이와 같이 수행할 것 같으면 어찌 외도이승(外道二乘)
의 고요한 단견 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며, 어찌 자기 마음
의 밝고 오묘한 수용과 구경의 안락과 여실히 청정한 해 박희승(중효) ● 성철선사상연구원 연구실장, 한국문화연수원 위촉교수, (재)조계
탈 변화의 묘함을 드러내겠습니까? 종 선원수좌회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사업단장 등으로 봉사하며, 동국대 평생교육원과 겁외
사에서 “성철 생활참선 지도사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선지식에 길을 묻다』와
모름지기 본인이 스스로 보아 깨치면, 저절로 옛사람의 『고우스님 육조단경 강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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